美IT 세밑 '추악한 거래' 스캔들

FBI, 애플,델,AMD 회사기밀 빼돌린 4명 체포

일반입력 :2010/12/19 18:28    수정: 2010/12/20 08:22

이재구 기자

아이패드와 아이폰4 관련 정보는 제품이 공개되기 6~8개월 전부터 줄창 헤지펀드로 새고 있었다. AMD도 칩관련 수요증가 관련 내부 기밀이 직원에 의해 유출되고 있었다. 델도 직원에 의해 매출 등 영업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헤지펀드의 손끝에서 투자자들을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IT업계가 세밑에 때아닌 영업비밀 침해 및 거래의 추악한 스캔들을 하나 덧붙였다.

씨넷은 17일(현지시간) IT업계 인사 4명이 애플, 델,AMD와 관련된 보안법 침해 및 이 정보를 헤지펀드에 판 사실이 미연방수사국(FBI)의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FBI 기소 문건을 인용, 보도했다.

■자사 직원에서 OEM생산협력사 직원까지 줄줄이

특히 애플의 영업기밀 유출과 관련해서는 아이폰4가 공식 소개되기도 전 코드명 K48로 개발되고 있을 때 이 사실이 누출돼 헤지펀드로 흘러들어간 것도 확인됐다. 정보를 누출한 사람은 애플 제품의 제조를 대행하고 있는 주문상표제작(OEM)업체 플렉스트로닉스 직원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FBI는 도청 및 전화대화녹취등의 복잡한 작전을 통해 애플,AMD,델 등 글로벌 IT의 핵심기밀을 유출한 4명의 인물을 보안사기, 통신사기, 음모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자기가 근무하는 회사의 생산,판매 정보 등을 헤지펀드에 유출시킨 장본인은 ▲애플의 제품 생산대행 업체인 플렉스트로닉스 전 직원 월터 쉬문 ▲AMD직원이었던 마크 앤터니 롱고리아 ▲TSMC 미국사업부 직원 마노샤 카루나티라카 등이다.

지난 중 미 뉴욕남부지법에 제출된 이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애플의 아이패드,아이폰,아이팟의 판매숫자,판매계획,매출데이터와 관련된 놀랄 만한 규모의 영업비밀을 다른 회사들에게 판 혐의가 적용됐다.

미 정부는 마운틴뷰 소재 회사의 임원인 제임스 플라이쉬먼을 기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그는 IT회사에서 일하는 3명에게 돈을 주고 빼낸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풀을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번 사건이 IT분야 투자자들에게 IT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라이머리글로벌리서치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와의 추악한 거래

기소장에 따르면 FBI의 이번 작전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컨플라이쉬먼에게 큰 돈을 주어 컨설턴트에게 영업비밀을 말하도록 했다. 씨넷이 확보한 월터 쉬문에 대한 공소장 속의 전화내용에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아이폰 스펙도 나와있다. 쇼킹한 것은 이 통화내용이 아이폰4가 소개되기 5개월도 더 이전의 얘기라는 점이다. 정부의 기소장에 따르면 헤지펀드가 돈을 지불하고 받은 기록된 대화내용의 샘플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09년 10월 1일 전화에서 월터 쉬문은 헤지펀드의 수사에 협조중인 증인에게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그것은 내년 초에 나올 것, 그리고 새 아이폰은 2개의 카메라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월터 쉬문이 [협조적인 증인에게]이 정보를 말했을 때 [증인은]언제 새로운 아이폰이 시장에 나오느냐고 물었다. 쉬문은 “나는 내 상사로부터도 오늘 아침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음. 왜냐면 우리는 카메라에서 그들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쉬문은 “그들(애플)은 알다시피 매우 비밀주의를 유지하지 않나? 그래서 나는 정확한 출시시기를 알 수 없지만 나는 아마도 3월에 우리가 제조모듈을 만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음, 그러니 여기에 한달이나 두달을 더 보태라. 4월이나 5월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아마도 5월 언제쯤 될 것이다. 음. 그러니까 그들은 거대한 제품소개행사를 가질 것이다”라고까지 말했다.

나중에 쉬문은 전화를 통해 “그것은 아주 쿨한 5메가픽셀을 가진 오토포커스 카메라를 내장하며, 비디오컨퍼런싱을 위한 VGA를 가지고 있으므로 아주 쿨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제품 규격까지)언급했다.

아이패드의 제품규격까지 시시콜콜이

월터 쉬문이 말한 것 가운데 일부는 당시 IT언론에서 추정만 했지 그 어떤 것도 확실치 않았던 부분이었다. 올해 4월 공개된 애플의 아이패드 관련 코드네임이 K48이라는 것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었던 시점이기도 했다.

씨넷이 확보한 FBI 기소장에 따른 쉬문의 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은 아이패드가 나오기 전의 아이패드 출시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나중에 쉬문은 전화통화에서 협조적인 증인에게 개발중인 애플제품에 대해 말했다.

그는 “애플은 뭔가 새로운 코드네임을 가지고 있다구”라고 설명했다.

쉬문은 “그것은 전부 둘러봐도 아주 새로운 제품 분야라구. 그리고 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나는 그것이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구. 그래서 나는 그것이 아마도 리더(e북리더)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구. 나는 ”그것이 K,K48로 불린다고 믿고 있어. 당신은 K48담당자들이 없는데서 K48에 대해 말하면 회사에서 쫓겨날 거야“라고 말했다.

씨넷은 위의 대화가 지난 6월 아이폰이 등장하기 8개월전에 일어난 대화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언급했다.

■AMD직원 헤지펀드 믿게하려 구체적 데이터 넘겨

FBI는 롱고리아를 자신을 고용한 AMD의 회사영업기밀을 팔아 넘긴 혐의로 기소했다. FBI는 지난해 7월21일 44살이었던 롱고리아가 당시 헤지펀드에서 일하던 [수사에 협조적인 증인에게] 자신은 AMD프로세서와 함께 일하고 있으며 전망,공장건설계획,원래 장비생산자 등에 내밀히 관여하고 있으며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과 업계 트렌드 진행방향에 대해 꽤 괜찮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랑을 했다고 기소장에 쓰고 있다.

롱고리아는 헤지펀드직원에게 AMD제품 수요가 크게 일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보고서에 있는 수치를 떠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BI에 따르면 롱고리아는 헤지펀드직원에게 데스크톱PC,노트북,서버 임베디드프로세서와 관련한 구체적 판매데이터를 헤지펀드직원에게 제공했다.

그는 또 당시 다음 분기의 매출이 11억8천만달러가 될 것이라는 매출 수치또한 헤지펀드직원에게 넘겼다.

헤지펀드 직원은 롱고리아가 그 수치에 대해 확신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롱고리아는 “그래요, 나는 시시콜콜히 자세한 수치를 말해주는, 아마도 나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재무부서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불법 영업기밀 유출의 치밀함

씨넷은 AP통신을 인용, 치안판사가 롱고리아에게는 무보증증권 5만달러를 내놓으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카루나디카의 보석금 25만달러를 매겼다. 그리고 쉬문은 아직 판사앞에 나오지 않았다. 델 직원이었던 대니얼 디보어는 지난 10일 통신사기 혐의와 음모혐의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았다.

FBI에 따르면 피고들은 자신들이 관여하고 있던 일련의 정보교환이 불법임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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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쉬문은 지난 해 11월 애플의 직원과 플렉트로닉스사업부의 몇몇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음 내용에 대해 공지했다.

“나는 우리모두에게 정중하게 우리 플렉스트로닉스사업부 직원 모두에게 가볍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이 메일을 보냅니다. 애플은 비공개약정 및 [주개발 및 공급약정]에 의해 보호받고 있습니다. 이것은...우리가 애플과 함께 해온...[차세대] 아이폰의 프로세스개선을 위한 공정개선에 기여하게 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우리가 그들과 해 온 일을 보호하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