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에 지쳤나?…IT사용자 "단순한게 좋아"

일반입력 :2010/11/30 15:47    수정: 2010/11/30 17:13

남혜현 기자

"제품은 융합으로 가겠지만 소비자들은 점점 단순함을 선호할 것이다."

여러 기능이 융합된 '컨버전스'가 거물급 IT기업들의 격전지로 급부상했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한 가지 기능만 특화해 사용하는 '디버전스'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시장 조사 업체들에 따르면 2011년 소비자 트렌드중 하나는 '많은 기능의 역설'로 한 제품 안에 들어가는 기능은 점점 더 많아지겠지만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능은 한 두가지로 압축될 전망이다.

휴대폰에서 DMB나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 행동패턴을 조사해보면 음성통화와 문자만 쓰는 사용자 비중이 전체의 80%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만해도 그 안에 왠만한 휴대용 기기 기능이 포함됐지만 소비자들은 지금도 음악은 MP3플레이어로, 동영상은 PMP로 사용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엠브레인의 윤덕환 부장은 "이같은 전망은 지난 1년간 소비자 행동을 분석한 결과"라며 "소비자들이 복잡한 기능의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실제 활용에 있어서는 상당히 (제품을) 단순한 목적으로 개념화해서 쓰고 있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관련 업계는 일부 제품에 있어서는 이런 소비자 패턴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다. 

소비자들이 소유하게 되는 기기 종류가 많아지면서 아예 용도를 나눠 단순하게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단순함은 특히 e잉크 전자책 단말기 제조업체에서 특히 고려해야할 사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러 기능을 넣어 아이패드와 경쟁하기보다는, 책읽는 용도만으로 특화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생존기회를 늘리는 방안이 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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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디지털 기기 시장은 단말기 사양보다는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전쟁터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만 하더라도 디자인이나 제품 성능에선 큰 차이가 없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소프트웨어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기는 사실상 레드오션"이라며 "지금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살펴보면 카카오톡 같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는 소프트웨어로 기기를 차별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