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하이정밀, 실리콘밸리 기술사냥 나섰다

일반입력 :2010/11/19 15:44    수정: 2010/11/19 15:49

이재구 기자

세계최대 전자제품계약생산업체인 대만의 혼하이정밀이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VC)회사와 산하 신생벤처회사들을 지원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내용을 보면 이는 혼하이정밀의 날로 떨어지는 마진율을 대체할 실리콘밸리의 기술사냥에 나섰다는 표현으로 불리울 만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폭스콘사의 모기업인 대만의 혼하이정밀이 실리콘밸리의 3개 주요 벤처캐피털(VC)과 제휴해 새로운 신기술확보와 함께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르면 혼하이정밀은 NEA,온셋,DCM 등 3개 VC와 이들이 투자한 회사를 지원하는 내용의 MOU에 사인했다. 이 지원에는 시범 생산에서 그들 제품을 아시아국가로 출시하는데 따른 조사를 모두 포함한다. 테리 고우 혼하이정밀 회장은 자사가 실리콘밸리 신생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제품을 만들 수 있고 그들이 고객을 찾는 것을 도울 수 있으며 그들이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들이 미국시장 개발을 하는 것처럼 아시아 시장 개발까지 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고우 회장은 이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다음분기에는 더많은 이런 종류의 협약을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혼하이정밀은 이같은 노력의 결과로 이들 회사에서 개발돼 자사의 생산을 늘려주고 경쟁제조업체에 비해 경쟁력을 가져다 줄 새로운 기술에 대한 특별접근 권한을 가진다.

혼하이정밀 35년 역사상 최초가 될 이번 협정은 혼하이정밀의 핵심인 HP애플제품 조립 및 생산위주로 이뤄지는 이 회사 사업에 가치를 부가하려는 테리고우 회장의 야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혼하이정밀은 이미 약해진 하청생산산업의 마진과 날로 오르는 중국내 노동자들의 임금에 따라 회사의 미래를 위협받고 있다. 혼하이의 지난 9월까지의 연계순익결산는 지난해 동기의 3.5%에 비해 떨어진 2.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올해 발생한 혼하이 계열사인 폭스콘 공장 근로자들의 잇단 투신자살로 인해 이 회사는 8만명 근로자의 임금을 30%나 올려주었다. 이어 테리고우 회장은 지난 9월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도 절반으로 낮췄다.

지난 18일 있었던 조인식에 사인한 12개 실리콘밸리 신생벤처들은 혼하이의 기존 전문기술분야를 넘어선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다.

여기에는 인스턴트온이라는 컴퓨터디바이스용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플래시톱(Splshtop),충전배터리회사 이노빅스(Enovix), 지문인식 기술등을 가진 랩톱용 바이오메트릭 보안기기회사 오센텍(AuthenTec) 등이 포함돼 있다.

테리 고우 회장은 “대만은 미국의 신기술업체들의 개발에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경험많고 상대적으로 값싼 임금의 엔지니어를 갖추고 있는데다 기술제품 주 소비시장인 아시아시장과의 접근성이 있으며, 최근 미국에서 자금을 확보하기가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피터 모란 DCM책임자는 이번 협약의 일부에는 혼하이가 금융지원을 할 가능성까지 포함돼 있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말했다.

“어떤 회사에는 이것이 올바른 지원수준이지만 다른 회사에는 이것이 너무 앞서나가는 조건”이라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