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기업 시장에서 애플을 꿈꾸는가

일반입력 :2010/09/20 08:16    수정: 2010/09/27 11:15

황치규 기자

[샌프란시스코(미국)=황치규 기자] 오라클이 매년 개최하는 연중 최대 컨퍼런스 오픈월드 현장. 19일 개막을 앞둔 행사장 주변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완전해진다'(HARDWARE SOFTWARE COMPLETE)와 '하드웨어와 SW는 함께 돌아가도록 제작됐다'(Hardware and software Engineered Work Together)란 문구를 단 '엑사로직'(Exalogic) 솔루션을 강조하는 플래카드로 가득차 있다.

하드웨어와 SW간 결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수시로 목격된다.

'엑사로직'이 정확하게 어떤 솔루션인지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인수를 완료한 오라클이 하드웨어와 SW간 화학적 통합을 핵심 메시지로 내걸 것임을 예상케 한다.

전시장 주변에 공개된 소개 문구를 보면 '엑사로직'은 기업 핵심 업무를 겨냥한 클라우드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오라클의 야심작으로 이번 오픈월드에서 중량감있는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오라클의 행보는 MP3플레이어와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쏘아올린 애플의 방식과도 유사하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SW 및 콘텐츠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강력한 제국을 건설했다.

오라클도 썬 인수 후 시스템 전략을 통해 하드웨어와 SW의 화학적 결합에 전력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의 경우 예전부터 애플의 방식을 주목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 애플과 시스코는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누리고 있는데, 이것은 하드웨어와 SW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하드웨어와 SW를 함께 디자인할 수 있다면 SW만 다루는 것보다 나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오라클 시스템 전략도 이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오라클은 현지 시간으로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오픈월드(Oracle OpenWorld)'외에 '자바원(JavaOne)과 오라클 디벨롭(Oracle Develop)' 컨퍼런스도 함께 개최한다.

오라클을 비롯해 델, 휴렛패커드(HP), 인텔, 인포시스 등 주요 파트너사 경영진들이 기조연설을 통해 최신 기술 이슈에 대해 설명한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마크 허드 공동 사장, 존 파울러 부사장, HP 앤 리버모어 부사장, 델의 마이클 델 CEO가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번 오픈월드와 자바원 컨퍼런스는 지난 1월 썬 인수를 완료한 뒤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이다. 썬이 소유한 하드웨어와 솔라리스 운영체제(OS)를 손에 넣은 만큼, 과거와는 다른 메시지를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HP CEO로 있다 성희롱 파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뒤 최근 오라클에 합류한 마크 허드 신임 공동 사장이 공개 석상에 나오는 점도 관심거리. 허드 사장은 20일 존 파울러 부사장과 함께 솔라리스 운영체제(OS), 서버, 스토리지에 대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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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에 대한 오라클의 전략도 관전 포인트. 최근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바 개발자들 사이에선 오라클로 인해 자바의 개방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외신들에 따르면 오라클은 이번 자바원 컨퍼런스에서 썬이 해왔던대로 자바를 투명한 생태계로 유지할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