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애플TV, 아이폰급 비밀병기로 변신?

일반입력 :2010/07/03 07:57    수정: 2010/07/05 08:24

황치규 기자

애플이 디지털 거실 시장 공략을 위해 존재감이 없는 애플TV를 확 뜯어고칠 수 있다는 보도가 다시 나왔다.

블로그 기반 미디어 엔가젯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타임스(NYT)가 애플이 심기일전의 각오로 차세대 애플TV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몇몇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플이 새로 디자인한 인터페이스를 포함해 텔레비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쓰이는 iOS 운영체제에 기반한 새로운 텔레비전 디자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텔레비전 방송 분야에서 경험을 가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TV 담당팀이 아닌 다른 디자인 그룹에서 차세대 TV버전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것은 차세대 애플TV가 완전히 새로운 제품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NYT에 앞서 지난 5월 관련 내용을 보도한 엔가젯에 따르면 차세대 애플TV는 아이폰4.0 운영체제(OS)와 A4 프로세서에 기반한다. 플래시 메모리가 탑재되고 1080픽셀 고화질 동영상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판매되는 애플TV는 맥OS X 경량 버전에 기반한다.

차세대 애플TV는 스토리지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제공될 전망. 애플이 클라우드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할지는 확실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애플TV 저장장치는 16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가 탑재됐다.

애플이 애플TV OS를 맥OS 경량 버전에서 iOS로 바꾸면 사용자들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유사한 사용자 경험(UX)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와 같은 외부 미디어 애플리케이션들도 보다 쉽게 쓸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TV는 PC나 '아이팟' MP3플레이어 등에 저장된 영화, 드라마, 음악,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무선으로 전송받아 대형 TV화면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무선 셋톱박스 개념으로 2007년 출시 당시 눈길을 끌었지만 아직까지 커다란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너무 폐쇄적이어서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사실상 실패라는 까칠한 시선도 있다. 애플도 아직까지는 애플TV를 사업이 아니라 취미로 부른다. 사업이라 하기엔 매출이 너무 초라한 것이다. 그럼에도 애플은 TV를 매킨토시와 아이폰의 뒤를 잇는 차세대 비즈니스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NYT는 소식통을 통해 "애플 경영진들은 디지털 거실을 둘러싼 경쟁이 쉽지 않으며 다음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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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업체 알티미터그룹의 마이클 가텐버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TV사업을 다시 강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TV는 무시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시장이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융합된 이른바 커넥티드TV 시장은 아직까지는 성공 사례가 거의 없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뛰어들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커넥티드TV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들도 늘었다. 최근에는 '검색황제' 구글이 검색과 웹접속에 초점을 맞춘 구글TV를 공개하고 커넥티드TV 대권 레이스에 도전장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