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 만들다

일반입력 :2010/02/18 19:08    수정: 2010/02/19 00:58

김태정 기자

스마트폰과 앱스토어 인기바람이 국내에도 불어왔다. 이제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 콘텐츠제공사업자(CP)들이 주도권을 나눠 가진 상생형 모바일 생태계가 열리는 중이다.

지난 3일 SK텔레콤은 자사 T스토어 누적 가입자가 5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9일 오픈 후 5개월만에 이룬 결과다. 가입자 중 30만명은 최근 50만에 모았다. 가입자 증가세에 속도가 붙었다는 뜻이다.

가입자와 함께 콘텐츠 규모도 훌쩍 컸다. 2월 현재 누적  콘텐츠 3만2천여개, 다운로드 280만여건을 기록했다. 콘텐츠를 판매하는 개발자 수는 법인을 포함해 9천여명에 달한다.

물론, 콘텐츠 10만개와 다운로드 30억건을 기록한 애플 앱스토어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다만, 뒤늦게 출발해 이룬 성과로는 나름 합격점이라는 업계 평가가 나왔다

T스토어 흥행에 대해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저변 확대로 인한 개발자 참여 증가, 데이터 요금 인하 등을 꼽았다. 다운받을 콘텐츠가 장터에 속속 모이고, 고객은 저렴히 다운받는 생태계가 생겼다는 뜻이다.

KT가 지난해 12월1일 시작한 ‘쇼앱스토어’도 발전 가능성을 적잖이 평가 받는다. 별도 등록비 대신 콘텐츠 당 검수료 3만원만 받는 저렴함을 갖췄다.

비록 쇼옴니아가 아이폰에 밀리면서 흥행은 T앱스토어 대비 부족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중임은 사실로 보인다. 법인 포함 3천여명이 이상의 개발자들이 모였다.

■앱스토어 활성화, 모바일 생태계 재편

이 같은 성장세는 아직 시작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마트폰 열풍을 타면 앱스토어 흥행이 얼마나 커질지 짐작도 어렵다. 통신 업계가 당초 180만대로 잡았던 올해 스마트폰 예상 판매량을 450~500만대 수준으로 올리면서 기대는 더 커졌다.

이진우 SK텔레콤 데이터센터 본부장은 "스마트폰 인기에 따라 모바일 앱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점점 올라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고객가치 제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및 앱스토어의 활성화는 기존 통신사업자가 주도해 왔던 국내 모바일 생태계를 재편하는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내세워 일으킨 이동통신 혁신이 국내서도 나타나려는 조짐이다.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직접 앱스토어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T스토어에 입점 시키는 유통구조도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같은 휴대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앱스토어 활성화가 스마트폰 판매량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개인 개발자들을 포함한 콘텐츠 프로바이더(CP)들도 새 먹거리를 찾았다. 앱스토어에서 대박을 내 큰돈을 벌었다는 개발자들이 속속 나왔다. 앱스토어 운영기업에게 내는 수수료는 수익의 30% 수준. 피땀 흘려 개발한 콘텐츠 수익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내야했던 것은 이제 과거지사다.

이통사 입장에서도 앱스토어는 큰 수익 모델이다. KT 기준으로 스마트폰의 가입자당 월매출(ARPU)은 5만원 이상. 일반 휴대폰 3만6천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앱스토어를 통한 스마트폰용 콘텐츠 판매와 데이터요금 매출이 이룬 결과다.

결국, 이통사들은 포화된 음성통화 시장을 벗어나 앱스토어를 통한 모바일 수익 창출에 주력하는 것이다.  앱스토어가 만들고 있는 새로운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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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통사 주도의 중앙집중형 모바일 산업 구조가 다양한 서비스를 지향하는 분산형으로 변화 중이다"며 "폭넓은 파트너쉽으로 '진영 경쟁력'을 키워야 유리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