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람냄새가 날까?' …차세대 내추럴UI의 세계

일반입력 :2009/12/18 13:05    수정: 2009/12/22 09:23

컴퓨터가 눈동자를 추적하고 생각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래 컴퓨팅 환경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키워드로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NUI)를 뽑아들었다. 컴퓨터와 사람간 소통을 실제로 사람들끼리 하는 것처럼 최대한 맞춰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추럴 UI다.

MS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지난달말 미국 NBC 간판 프로그램중 하나인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미래 컴퓨터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그 움직임에 맞춰 반응할 것이라며 키보드와 마우스로 대변되는 현재 컴퓨터 입력방식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내추럴을 앞세워 UI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보여주듯, MS는 내추럴 UI 구현을 위한 프로젝트들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눈동자 추적하는 미래 컴퓨터

MS에서 최고연구전략임원을 맡고 있는 크레이그 먼디는 11월 초 하버드 대학 초청강연에서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그가 보여준 미래형 컴퓨터는 음성과 동작(Gesture), 시각추적(Eye-tracking)에 반응하는 투명한 대형 유리 디스플레이와 조합을 이룬다. 이를 기반으로 컴퓨터는 사용자 동작에 따라 특정 검색 문구를 찾게되는데, 컴퓨터, 정리해줘라는 음성명령을 내리면 검색 결과물을 뉴스나 논문 등으로 구분해 정리해준다.

동공을 인식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페이지를 확대해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사용자는 마우스를 누르지 않고 눈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컴퓨터가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웹페이지를 따라가면 된다.

생각만으로 게임 즐기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국내 벤처기업 소소게임즈는 '기동전사 건담'으로 알려진 일본 게임업체 반다이남코게임즈와 손잡고 뇌파를 이용한 ‘생각으로 하는 게임’을 개발중이다.

뇌파를 이용하는 기술은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BCI)로 불린다. 사람이 무엇에 집중하면 뇌속 전두엽에서는 ‘SRM파’로 이름 붙여진 뇌파가 나오는데, 이를 활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활용 범위는 최근 게임으로까지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소게임즈는 내년 상반기 안에 BCI를 이용한 PC게임 '세계여행'을 출시할 계획이다.

움직임 포착하는 모션 콘트롤러

지난 6월 MS가 공개한 '프로젝트 나탈'도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의 대표적인 사례다. MS에 따르면 프로젝트 나탈(Project NATAL)은 MS 비디오게임 콘솔 X박스 360에 쓰이는 전용 기술 코드명으로, 별도 콘트롤러 없이 마치 게임기와 대화하듯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나탈은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 동작을 캡처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한다.

사용자가 손을 아래위로 흔들면 그것을 인식해 화면에 구현하고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면 게임 속 화면에서는 공이 날아간다. 나탈은 손과 발 움직임은 물론 사람 얼굴 표정까지 인식할 수 있다. 나탈은 기존 엑스박스360에 부착되는 주변기기로 개발중이다.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닌텐도 게임콘솔 '위'에서 쓰이는 콘트롤러인 '위모트'도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것이다. '위모트'는 리모콘 센서와 자이로 센서(Gyro Sensor)가 장착돼 게이머 동작을 분석하고 그 신호를 게임기에 보낸다.

소니도 최근 닌텐도 위와 유사한 모션 콘트롤러를 선보였다. 소니는 모션 콘트롤러가 캐주얼 게임은 물론 코어게임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중에 모션 콘트롤러를 출시할 계획이다.

생활속의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

테이블형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Surface)도 음성이나 동작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제품으로 꼽힌다. 서피스는 테이블에 HD급 멀티터치스크린과 동작감지 카메라 5개를 장착했고 모든 기능은 와이파이로 연결된다. 이를 기반으로 사진을 찍어 카메라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 터치와 제스처는 물론 바코드와 비슷한 식별 태그가 붙은 물체 등 수십개 움직임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다.

서피스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손가락과 손, 제스처, 디스플레이 위에 놓은 물체 등 수많은 터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터치 인터랙션을 지원한다.

내추럴 유저 인터페이스는 지난 10월 22일에 출시된 윈도7에도 녹아들어 있다. 윈도7에는 ‘멀티터치’ 기능이 적용됐는데, 스크린에 있는 한개점에 대한 접촉만 인식했던 기존 태블릿과 달리 동시에 스크린에 닿는 여러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해 사용자가 원하는 동작을 수행한다.

멀티터치 기능을 활용하면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오므리거나 벌리는 동작으로 간단하게 사진을 축소 확대하거나 회전시킬 수 있다고 한국MS는 설명했다.

삼보컴퓨터는 윈도7 발표와 함께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일체형PC신제품 '루온 F3'를 출시하기도 했다. 루온F3는 멀티터치를 통해 마우스와 키보드 없이도 다양한 조작이 가능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20년 이상 사용되어 온 키보드와 마우스가 차세대 유저 인터페이스인 멀티터치로 대체될 시점에 왔다면서 소비자들은 조만간 GUI 시대를 잊어버리고 누이(NUI) 시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내추럴 UI를 위한 MS의 아이디어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MSRA)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는 차세대 유저 인터페이스외에 차세대 멀티미디어 기술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술, 무선 네트워크 기술, 웹 검색과 데이터 창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