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조용한 위기…캐주얼 제국 균열?

일반입력 :2009/11/13 12:23    수정: 2009/11/13 14:11

김태정 기자

‘제국의 균열인가?’

넥슨이 흔들린다. 에이스들은 날로 노장이 돼가는 데 대형 신인이 없다. 위기설도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올해 넥슨은 뼈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작(?)’으로 내세운 게임들이 줄줄이 참패했다. 1인칭 슈팅게임 ‘버블파이터’, 카드라이더의 후계자를 자처한 에어라이더 등이 대표적이다.

버블파이터는 초반에 동시접속자 수 1만명 안팎을 기록했을 뿐 일찍 침체기에 들어섰고, 에어라이더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다. 이달 현재 게임트릭스 조사에서 버블파이터가 50위권, 에어라이더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있다.

물론 두 게임이 받은 성적표는 우리나라 게임 홍수를 감안, ‘선방’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넥슨’이라는 이름값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 대다수 평가다.

당초 카트라이더나 메이플스토리 등에 이어 넥슨의 차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던 주장은 허공으로 사라졌다.

두 게임 주인공이 넥슨의 상징인 ‘다오-배찌’인 것도 눈에 띈다. 이 캐릭터들은 넥슨의 성공시대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한물 간 스타’ 취급을 받는다. 최근 애니매이션 ‘다오배찌 붐힐 대소동’의 방송 편성 시간이 자정 이후로 밀려났을 정도다. 버블파이터와 에어라이더의 부진은 이런 가운데 나왔다.

게다가 넥슨은 최근 ‘쿵파’와 ‘슬랩샷’ 등 나름 공들인 게임들은 서비스 종료시키며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넥슨 관계자는 “빠른 결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며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돌릴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넥슨이 ‘재도약’을 거론하는 동안 라이벌 엔씨소프트는 이른바 ‘대박’을 냈다. 아이온이 북미서만 110만장 이상 팔리고 분기당 수백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당장의 수익은 차치, 차세대 에이스를 찾았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가 부러울 수 있는 넥슨이다.

여기에 NHN 한게임까지 게임 시장 주도권 잡기에 거세게 나서면서 넥슨의 부담은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한게임’의 양강 체계가 도래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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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에서 게임 축제 지스타가 오는 26일로 임박했다. 넥슨은 ‘드래곤네스트’, ‘에버플래닛’, ‘넥슨별’ 등 신작들을 전진 배치한다.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가 구매력을 유지하는 동안 키워야 할 유망주들이다.

서민 넥슨 대표는 “지스타를 통해 겨울방학을 목표로 준비한 여러 넥슨 게임을 한번에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