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적진' 오라클 행사에 초대받은 까닭은?

일반입력 :2009/10/11 19:25    수정: 2009/10/12 10:06

황치규 기자

11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오라클 오픈월드2009 컨퍼런스에선 아무 흥미로운 인물 하나가 무대에 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오라클 경쟁사중 하나인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오라클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적진'에서 연설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갖게 됐다.

오라클과 세일즈포스닷컴은 현재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로 불리는 웹기반 기업용 SW시장에서 일대일로 경쟁하는 사이. CRM 서비스의 경우 오라클이 세일즈포스닷컴을 추격하는 모양새다.오라클은 이번 오픈월드에서도 세일즈포스닷컴과 경쟁할 웹기반 SW서비스를 발표할 것이란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다.이런 상황에서 마크 베니오프 CEO가  13일 오픈월드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베니오프와 오라클간 인연은 깊다면 깊다. 그는 오라클 출신이고 래리 엘리슨 CEO와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래리 엘리슨은 세일즈포스닷컴의 초창기 투자자였고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그러나 오라클이 웹기반 SW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래리 엘리슨은 세일즈포스닷컴 이사회를 떠나야 했다. 이후 오라클과 세일즈포스닷컴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쟁관계였다.

오라클은 틈날때마다 웹기반SW 서비스 시장에서 세일즈포스닷컴을 따라잡겠다고 호언장담했고 그럴수록 세일즈포스닷컴은 오라클과 날을 세웠다. 최근 세일즈포스닷컴은 오라클 고객들을 상대로 자사 웹기반 SW로 전환하도록 유혹하는 광고 캠페인까지 들고 나왔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오라클이 SaaS 시장 지분 확대를 위해 세일즈포스닷컴을 집어삼킬 것이란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두 회사는 지금 싸울 수 밖에 없는 사이다. 직설적이며 탁월한 언변의 소유자로 알려진 베니오프 CEO가 오픈월드에서 무슨 얘기를 할지에 관심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가 발표할 내용이 무엇인지는 확실치 않다. '오라클, 세일즈포스닷컴과 함께하는 클라우드에서의 고객 성공'(The best of both worlds: customer success in the cloud with Oracle and Salesforce.com)이란 타이틀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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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어떤 이유로 베니오프를 초청했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닷컴은 한달전 오라클에 베니오프 CEO가 무대에 설 수 있는지를 물었고 이에 대해 오라클은 오케이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래리 엘리슨이 개인적으로 이같은 결정에 개입했는지도 확실치 않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