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동맹' 노키아·인텔의 노림수

일반입력 :2009/06/24 13:55    수정: 2009/06/24 17:23

황치규 기자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와 반도체 거인 인텔이 모바일 사업에서 손을 잡았다. 스마트폰이나 넷북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기기를 개발한다는게 골자.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들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시점도 현재로선 미지수다.

그래도 양사 협력은 거물급 업체간 제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먹혀들 경우 업계 재편의 가능성도 있다.

노키아는 PC, 인텔은 휴대폰으로 영토 확장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합쳐 그동안 부족했던 분야에서 지분 확대를 노리고 있다. 노키아는 주특기인 휴대폰을 넘어 PC와 소형 모바일 기기를, 인텔은 마이너 신세였던 휴대폰 시장에서 영토 확장을 꿈꾸고 있다.

이번 협력은 스마트폰에 관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유형의 하드웨어 개발이 핵심이다. 노키아는 그동안 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 분야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인텔과의 제휴로 PC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게 됐다. 영토 확장을 위해 넷북 시장 진출을 검토해왔던 노키아다. 

노키아는 자사 제품에 탑재되는 칩 플랫폼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노키아는 주로 ARM 아키텍처 기반 칩을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ARM 아키텍처는 애플 아이폰이나 팜 프리 등 다수 모바일 기기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업계 최강 플랫폼'이다.

노키아는 아직까지 인텔 x86칩을 미래 제품에 투입할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노키아의 카이 오이스타모 부사장은 "인텔과의 협력은 모바일과 컴퓨팅이 함께가는 것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키아가 인텔칩 기반 제품을 내놓을 것임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다.

이외에도 노키아는 인텔에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고속하향패킷접속)/3G 모뎀 기술을 라이선스해줌으로서 매출 확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인텔도 얻는게 있다. 현재로선 가장 확실한 효과는 노키아 3G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인텔은 그동안 블루투스, 와이파이(Wi-Fi), 와이맥스에 초점을 맞췄다. 인텔 기반 제품에 3G가 표준으로 제공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노키아와의 협력으로 인텔칩 기반 하드웨어 생산 업체들은 네트워크 접속에 있어 사용자들에게 보다많은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인텔은 자사 칩에 3G 기술을 내장시킬 수도 있다. 이는 아이폰이나 팜 프리 등을 상대로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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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PC용 프로세서 황제자리에 만족할 수 없는 입장이다. 스마트폰과 소형 기기 시장 제패를 노리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와의 제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노키아와 인텔간 협력은 SW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텔과 노키아는 각각 모블린과 마에모로 불리는 리눅스 기반 OS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번 협력은 모블린과 마에모간 호환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