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곧 신용카드'...SKT카드사 생기나?

일반입력 :2009/05/26 16:07    수정: 2009/05/26 19:16

김효정 기자

최근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의 하나카드 인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서비스에 대한 통신사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머지않아 휴대폰이 신용카드를 대신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카드사업 분사가 확정되면서 오래 전부터 금융업 진출을 모색해 왔던 SK텔레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취득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금융 사업과 관련해 하나카드의 지분취득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오래된 숙원이자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금융업 진출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측은 지난해 7월 "이동통신사를 포함한 통신사들이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금융자회사를 만들 정도의 규모가 되지 않고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최근 조회공시에서의 답변은 SK텔레콤 금융자회사 설립 가능성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 동안 SK텔레콤은 금융업 진출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유는 공정거래법 상 일반 지주사(SK그룹)가 금융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

그러나 올 하반기 금융자회사 소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국회통과 가능성이 타진되면서 SK텔레콤의 금융업 진출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 USIM 기반 3G폰으로 금융서비스 제공

근래 들어 SK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들은 가입자인증모듈(USIM) 기반 WCDMA 휴대폰이나 IPTV를 매개체로 한 금융서비스 주체로 나서고 있다.

KT의 IPTV 기반 T커머스나 IPTV용 신용카드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 SK텔레콤의 경우 신한카드와의 제휴로 USIM뱅킹 및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K증권과 동양종합금유증권과 증권업무도 제휴한 바 있다.

USIM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는 기존 신용카드를 휴대폰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사업모델이다. SK텔레콤이 하나카드를 인수할 경우, 자사의 이동통신 가입자 약 2,300만명을 'SK텔레콤카드'(가칭)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중 3G가입자 984만여명(지난 5월말 기준)은 최우선 영업대상이 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USIM 탑재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주체로 나설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이통사가 USIM을 통해 가장 원하는 것은 금융서비스다. 현재는 이통사가 단순히 VAN사업자(중개업자) 역할을 대신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직접 금융계열사를 설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이통사가 USIM 기반의 금융서비스 확산을 위해 금융기관과 제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자사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대상으로 얼마든지 직접적인 수익창출을 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금융업 진출 '준비 완료'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 연간 1,000억원대 매출과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창출하던 OK캐시백의 '준 금융서비스' 노하우를 SK마케팅앤컴퍼니를 통해 습득한 상태.

SK텔레콤은 이미 지난 2002년에 전북은행 카드사업부 인수를 추진했고, 2005년에는 하나은행과 합작 카드사 설립을 심도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하나카드 인수설도 100% 지분 취득이 아닌 50% 안팎의 지분취득으로 하나카드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알려진 만큼, SKT카드사에 대한 신빙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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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정부의 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이명박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따른 SK텔레콤의 인터넷은행 참여 가능성 등을 볼 때, 이번 SKT카드사 설립은 가시권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회사차원에서 공식발표가 없고, 조회공시에서 밝혔듯 검토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현재 상정된 쟁점 법안이 아닌 점을 감안한다면, 개정안의 국회통과 여부에 따라 SKT카드사 설립은 곧 현실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