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완전선택 근무시간제’ 어떻게 안착했나?

TF조직부터 파일럿 운영...신뢰·소통으로 안착

인터넷입력 :2018/11/28 10:29

카카오가 지난 10월부터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도입, 그 배경과 성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임직원은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 시행으로 1일 8시간, 주 40시간 등 근로시간 제약 없이 자신의 업무나 개인적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의 이런 파격적 근무제도 도입은 카카오만이 가진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의 문화가 뒷받침하고 있다.

새로운 근무제도에 대한 논의는 TF조직을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카카오는 인사, 기업문화, 그리고 카카오의 노사협의체인 '라운드테이블' 멤버로 구성된 '모두의 일 연구소 TF'를 조직했다. 한 조직 안에서 빠르고 활발하게 논의하자는 취지였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유연근무제의 다양한 형태를 실험할 파일럿 조직을 모집했다. 디자인, 개발, 스탭, 기획 등 다양한 직군의 업무 환경을 고려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였다.

카카오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 문화를 통해 완전선택 근무시간제 도입과 안착에 성공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총 10개 조직이 참여해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 탄력근무제, 재량근무제 등 조직의 특성에 맞는 근무제도를 1~3개월 동안 경험했다. 그 결과 카카오는 파일럿을 통해 근무 시간을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완전 선택 근무시간제가 업무 효율성과 몰입도를 증대하는 제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이런 결론이 도출되는 데 카카오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 문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파일럿에 참여한 임직원은 서로가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신뢰를 갖고,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근무 시간을 존중했다. 파일럿 기간 중 협업에 문제가 있을 때는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보완점을 찾아나갔다. 업무 결과의 질이 낮아지거나, 업무 시간을 대폭 축소시키는 등의 극단적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참여자의 80% 이상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에 따라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증가한다고 답했다.

카카오는 일과 일상의 균형을 조절하며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도 행복을 보장한다.(사진=이미지투데이)

그 후 카카오는 파일럿 조직을 넘어 구성원 모두의 합의를 얻고자 새로운 근무제도 도입을 논의하는 오픈톡을 개최했다. 오픈톡은 특정 주제에 대해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다. 오픈톡에서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도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임직원이 중심이 돼 자기주도적인 업무 몰입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사 오픈톡 이후에도 임직원과의 협의와 논의의 과정은 끊이지 않았다.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근로자 대표 주최의 오픈톡을 진행하고,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2차, 3차에 걸친 논의를 진행했다.

사용자, 동료, 회사를 위해 책임과 자유를 강조하는 카카오 문화.

카카오는 끊임없는 실험과 소통으로 도입된 새로운 근무제도가 시행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지속 발전하고,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은 사원증을 태깅해 측정하는 것이 아닌, 임직원 스스로가 근무 시스템 페이지에서 자율적으로 설정한다. '측정'이라는 강제적 방식 대신 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가 가진 '자율성'이란 의미를 유지하기 위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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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모두의 일 연구소TF는 상설 조직으로 재편돼 새로운 근무 제도가 발전될 수 있도록 노사 간 끊임없는 논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근무 시스템 페이지에서 업무 시간을 조정하는 임직원의 비율은 90%로, 시행 한 달 만에 대다수의 임직원이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판단하고 있다.

카카오는 완전선택 근무시간제 도입을 위해 TF 구성과 오픈톡, 파일럿 실험 등을 진행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카카오 관계자는 "상호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고 충돌하며, 도출된 결과에 모두가 헌신한다는 카카오만의 신충헌(신뢰 충돌 헌신) 문화가 이번 제도를 도입하는데 크게 작용했다"며 "임직원 모두가 함께 만든 제도인 만큼, 더욱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