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프로세서 수급난, 펜티엄·셀러론급으로 확산

임베디드 기기 생산 업체들 "올해 안에 칩 못 구해"

디지털경제입력 :2018/11/26 17:25

국내 임베디드 업체가 인텔 펜티엄·셀러론칩 공급량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인텔)
국내 임베디드 업체가 인텔 펜티엄·셀러론칩 공급량 감소 영향을 받고 있다. (사진=인텔)

올 하반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PC를 넘어 임베디드 PC로 확대되고 있다. 인텔이 주력 제품인 제온·코어 프로세서 생산에 중점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펜티엄·셀러론 칩 생산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관측된다.이 때문에 셀러론칩을 장착한 고성능 미니PC를 개발한 한 국내 업체는 초기 물량 소진에도 불구하고 추가 생산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디지털 사이니지나 POS 생산 업체 역시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 인텔 셀러론칩 미니PC "추가 생산 일정 불투명"

안드로이드 탑재 초소형 컴퓨터를 개발하는 국내 중견기업인 하드커널은 이달 초 첫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미니PC인 '오디로이드 H2'(ODroid H2)를 출시했다.

하드커널이 이달 초 출시한 오디로이드 H2. (사진=하드커널)

이 제품은 ARM 기반 프로세서보다 훨씬 성능이 강력한 인텔 셀러론 J4105 프로세서(개발명 제미니레이크)를 탑재했고 기가비트 이더넷 단자 두 개와 PCI 익스프레스 방식 NVMe SSD 지원 기능을 갖춰 출시 이전부터 국내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21일 하드커널은 공지사항을 통해 "초기 생산된 물량이 24시간만에 모두 소진되었으며 이런 상황을 미처 예견하지 못해 2천대만 생산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공지사항에 인텔 프로세서 수급과 관련된 언급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하드커널은 "오디로이드 H2에 탑재되는 셀러론 J4105 프로세서의 공급난으로 일러야 내년 2월 이후에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추후 생산 일정도 확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연내 추가 생산 불가능.. "매출에도 영향"

이같은 공지 사항에 대해 26일 하드커널 관계자는 "인텔 프로세서 국내 총판에 셀러론 J4105 프로세서 수급 상황에 대해 문의한 결과, 해당 칩은 2월이나 3월이나 되어야 공급받을 수 있으며 그 시점도 내년 1월이나 되어야 확정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해당 제품(오디로이드 H2)의 대기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인텔 프로세서 공급이 순조로웠다면 추가 생산 등을 통해 매출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드커널은 인텔 프로세서 수급 문제로 추가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그림=웹사이트 캡처)

하드커널은 공지사항을 통해 "가까운 시일 안에 인텔 프로세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인텔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디로이드 H2의 연내 추가 생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태다.

■ 제온·코어 프로세서에 밀려난 보급형 프로세서

문제가 된 셀러론 J4105 프로세서와 펜티엄 실버 N5000·J5005 프로세서는 성능은 기존 코어 프로세서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소비전력이 최대 10W에 불과하고 단가도 100달러(약 12만원) 내외다.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을 자주 실행하지 않는 기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보급형 노트북 뿐만 아니라 NAS(네트워크 저장장치)나 디지털 사이니지, POS 등에 널리 쓰이는 프로세서이기도 하다.

문제는 올 하반기 이후 인텔이 제온·코어 프로세서 등 주력 제품 생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출시된 삼성전자 노트북 플래시. 인텔 펜티엄 칩을 장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 때문에 인텔 7세대 프로세서 등을 주로 탑재한 조달PC 생산업체는 물론 셀러론·펜티엄 등 보급형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임베디드 업체나 일부 노트북 업체는 극심한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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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말 노트북 플래시를 출시하면서 펜티엄 프로세서를 수천 개 가량 확보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1~2천개 미만의 적은 물량을 요구하는 국내 중소 업체들은 예외 없이 펜티엄·셀러론 프로세서 수급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텔코리아는 "코어 프로세서나 제온 프로세서 이외의 제품 생산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