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암호화폐…전문가들 "그래도 희망적"

확장성 문제 내년엔 해소…"실 사용사례 등장 땐 다시 반등"

일반입력 :2018/11/21 18:09    수정: 2018/11/21 19:45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장에 휘청이고 있다.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기점으로 16일 한번, 19일과 20일 연이어 또 한번 모든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했다. 바닥을 찍었다고 생각했던 투자자들은 계단식 하락장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지난 이틀 새 비트코인 가격은 500만원에 근접해 연초(2천만원 기록)에 비해 75%나 하락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천400억 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1주일 전만 해도 2천10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해 오다 갑자기 700억 달러가 증발해 버린 것이다.

하락장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누구도 확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내년에 예상되는 악재와 호재를 따져봤을 때, 긍정적인 면이 우세하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의 태생적인 한계로 지적되어 온 '확장성 문제'가 내년에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높은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사용사례가 등장한다면 확실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불명확한 규제는 악재...확장성 해결·전문성 증대는 호재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핀테크컨퍼런스에서 블록체인 강연을 위해 모인 전문가들은 내년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최대 크립토펀드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한 하락장을 경험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2015년 비트코인이 60만원하다가 20만원으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바이낸스 대표인 CZ(창펑자오)도 집을 팔아서 비트코인에 투자했는데 3분의 1토막 났다고 말했고, 모두가 세상이 멸망하는 줄 알았고 다시 회복하려면 10년을 걸릴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3년 뒤 2천만원까지 가치가 상승했다.

김 대표는 이어, 내년에 악재와 호재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가 생각하는 악재는 두 가지다.

규제가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첫 번째다. "애매모호한 점이 있어서 공격적으로 사업하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으로 봤다.

두 번째는 현재 나와있는 대다수의 토큰(암호화폐)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지금 나와 있는 토큰은 유틸리티토큰(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쓸 목적으로 만든 토큰)으로 토큰 모델이 잘못되어 있고 팀역량이 떨어진 것이 많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실패하는 프로젝트가 많아 이 시장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안 좋은 인식이 부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재로 작용할 전망도 제시했다. "내년에는 확장성 문제가 다 해결되면서 블록체인 속도와 네트워크 수수료가 더 이상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란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만난 글로벌 프로젝트를 보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레벨의 개발자들이 참여하고 있고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인 튜링어워드를 수상한 교수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선 카카오 블록체인인 클레이튼이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월렛이 붙고, 클레이튼 앱을 사용하게 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예측 불가능한 혁신적인 도전이 내년이 클레이튼 위에서 많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확장성 문제 해결될 내년 하반기엔 좋아질 것"

블록체인 개발업체 글로스퍼의 김태원 대표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다고 전망을 보류했다. 그는 "2015년 때는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고 볼륨도 적었지만 지금은 참여자가 많아져 불확실성도 커졌다"며 "시장이 언제 다시 필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이준행 대표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내년 하반기 정도 장이 좋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내년에 확장성 문제가 해결되면 유통(리테일) 분야 부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 또 인프라도 속도를 내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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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크립토펀드 GBIC의 이신혜 파트너느 "내년 시장 전망은 어느정도 밝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기관투자자들이 상당히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규제가 당장 풀리지 않겠지만 싱가포르 등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있다"며 규제 환경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