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7나노 EUV 공정 개발…양산 돌입

업계 최초 도입 성공…"미세공정 선도할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10/18 08:43    수정: 2018/10/18 15:43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이용한 7나노미터(nm) 공정 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했다. 초(超)미세공정 개발을 실현해줄 EUV를 글로벌 업계 최초로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개최된 '삼성 테크데이(Samsung Tech Day) 2018'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라인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밥 스티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 부문 미주총괄 시니어 디렉터는 "7나노 LPP(7LPP·Low Power Plus) 공정은 삼성전자가 EUV 노광 기술을 적용하는 첫번째 파운드리 공정"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번 생산을 시작으로 7나노 공정의 본격 상용화는 물론 향후 3나노까지 이어지는 공정 미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10LPE 대비 전력효율 50%↑…ArF 한계 극복

7LPP 공정은 10나노 2세대(10LPE) 공정 대비 면적을 약 40% 줄일 수 있고, 약 20% 향상된 성능 또는 약 5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EUV 공정을 통해 총 마스크 수가 약 20% 줄어 고객들은 7LPP 공정 도입에 대한 설계·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가 제시한 장점이다.

반도체 미세공정은 원재료인 웨이퍼 위에 회로가 새겨진 마스크를 두고 특정 광원을 마스크에 투과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EUV는 반도체 원자재인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 기술이다.

이는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새기는 방식으로, 그간 공정에 사용돼 온 불화아르곤(ArF)에 비해 파장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업계는 노광 공정을 수 차례 반복해 미세한 회로 패턴을 구현해왔지만, 최근 반도체 공정이 10나노 이하로 접어들면서 ArF는 한계에 달했다는 게 중론이다.

또 EUV는 거울형 노광기술인 심자외선(DUV)과 달리 반사형 장비라는 점에서 감광·식각 등 반도체 공정 전 분야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DUV는 해상도의 한계가 30나노에 불과해, 업체들은 미세공정을 위해 2배, 4배 패터닝(정형화) 등 복잡한 기법을 사용해왔다. 이는 자연스레 업체들의 생산성 저하와 원가 상승의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화성 EUV라인 기공식'에 참가한 참석자들. (사진=삼성전자)

업계 1위 TSMC보다 EUV 도입 빨라…화성 전용라인 내년 완공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EUV 기술 연구에 돌입, 장비 업체·에코시스템 파트너와 협력해 기술 안정성과 생산성 확보에 집중해 왔다.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광원인 EUV도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 위해선 새로운 방식의 장비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

이 회사는 EUV 공정에 사용되는 마스크의 결함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또 내년 완공을 목표로 반도체 생산 거점인 경기 화성사업장에 EUV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보다도 먼저 EUV 도입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TSMC는 지난 2분기부터 7나노 공정을 대량 양산체제로 전환했지만, EUV 도입은 내년으로 늦췄다"고 설명했다.

ASML의 EUV 리소그래피(노광) 장비. ASML은 EUV 제조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사진=ASML)

■ "EUV공정 상용화…반도체 제조에 근본적인 변화 이끌어"

삼성전자는 EUV 기술 적용 7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고객들이 설계에 투입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고성능·저전력·초소형의 첨단 반도체 제품을 적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프로그램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역시 7LPP 생산 준비를 마쳤다. 세계 각지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설계·검증 툴·다양한 IP·디자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고객들이 공정·생산 인프라를 최대할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배영창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삼성 파운드리는 EUV 적용 공정을 상용화해 반도체 제조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고. 고객에 공정 수 감소·수율 향상·제품 출시 기간 단축 등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7LPP는 모바일과 HPC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전장·5세대(5G) 통신·인공지능(AI) 등 폭넓은 응용처에도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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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일한 EUV 노광장비 업체 ASML의 피터 젠킨스 마케팅 부사장은 "EUV 기술의 상용화는 반도체 업계뿐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선도 업체들과 함께 역사적인 성과를 만들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중국·한국·일본에 이어 오는 18일 독일 뮌헨에서 유럽 지역의 고객과 파트너를 대상으로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포럼에서 삼성은 7나노 공정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포함한 첨단 공정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