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홀로서기...'한국형 아마존' 지향

31일 주총서 분사 승인…이상호 대표 체제

유통입력 :2018/07/31 16:56    수정: 2018/07/31 16:58

11번가가 '한국형 아마존'으로 변신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SK플래닛은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11번가를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는 건에 대해 승인했다. 11번가를 이끌 새 대표로는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이 선임됐다. 이 사업부장은 11번가 업그레이드추진단장도 겸하고 있다.

9월 1일 출범하는 11번가는 화장품 PB인 싸이닉과 기프티콘, 간편결제 11페이를 품고 갈 예정이다. OK캐쉬백, 시럽 등은 SK플래닛에 남게 된다.

이인찬 SK플래닛 대표는 계속 SK플래닛 대표로 남고, 인공지능(AI) 전문가라 알려진 이상호 SK텔레콤 부장이 한국형 아마존을 만들기 위한 과제를 받고 11번가를 이끌 예정이다.

11번가

■ 성장 발판 마련한 11번가…수익 개선-혁신 목표

얼마전 외부 자금 5천억원을 유입시킨 11번가는 SK그룹의 AI 기술을 활용해 이커머스업계 1위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플래닛은 수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의 대부분은 11번가 몫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는 약 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1번가는 적자 폭을 줄여가기 위해 지난해부터 과도한 마케팅은 지양하고 내실 다지기에 힘써왔다.

최근 SK텔레콤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유영상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추가 성장 발판을 마련한 11번가는 비용 절감으로 분기단위 흑자에 근접한 모습이 주목된다"며 "3년에서 5년 내에 상장을 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특히 11월달에 열리는 십일절 행사에 많은 리소스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1번가의 11월 11일 거래액은 640억원이었고, 11월 한 달간 1조원에 가까운 거래액을 달성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올해 11월에는 거래액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11절에 소비자들에게 가격 등 더 좋은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사진=픽사베이)

■ 한국형 아마존…"기술과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

이상호 SK텔레콤 부장이 대표직을 맡게 된 만큼, 11번가에 다양한 ICT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AI 스피커 에코를 활용해 가입자 락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11번가도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를 통해 좀 더 차별화된 쇼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도 SK텔레콤뿐만 아니라 여러 AI 스피커에서 음성쇼핑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머지않아 11번가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보이스커머스 경험을 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1번가는 상품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자급제 스마트폰 단독 판매나 인플루언서를 통한 패션&뷰티 카테고리 강화 등에도 힘쓸 예정이다.

관련기사

그동안 11번가는 자급제폰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부터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집중했다.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던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돼왔다.

11번가 관계자는 "본격적인 자급제폰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해왔다"며 "상품 카테고리에 맞는 전략으로 인플루언서 라이브로 패션&뷰티 상품을 판매하는 등 앞으로도 상품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