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결제한도 규제, 필요할까요?

[백기자의 e知톡] 결제한도 100만원...‘찬 vs 반’

인터넷입력 :2018/03/08 13:36    수정: 2018/03/08 14:08

아프리카TV, 팝콘TV와 같은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결제한도 제한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말 결제한도 제한 추진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국회에서도 관련 법이 발의됐습니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쪽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인터넷 방송 진행자(이하 BJ)들이 사이버머니를 많이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내보내는 등 선정성이 도를 넘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과열된 선정 경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결제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가가 개인의 소비를 과도히 제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비판입니다. 결국 또 국내 사업자만 피해를 입어 해외사업자와의 역차별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별풍선’, ‘팝콘’ 등으로 불리는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버머니 결제 한도 제한, 필요한 조치일까요 아니면 과도한 규제일까요?

일단 제한 추진 움직임을 한번 살펴볼까요?

방송통신위원회는 1월 말 정부 업무보고에서 인터넷방송 과다결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결제한도를 1일 100만원 이하로 낮추는 자율규제 추진안을 발표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이달 7일 개인방송의 사이버머니 일일 결제한도를 제한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구체적인 결제한도액은 법안이 통과되면 시행령에서 정한다는 계획입니다. 100만원 내외(1일 결제액)가 유력해 보입니다.

정부와 국회 움직임을 종합하면 아프리카TV, 팝콘TV, 카카오TV 등 BJ 후원 제도를 운영하는 모든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 결제한도가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터넷 개인방송에 대한 사행성, 선정성 문제에 대한 규제 입장은 여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큰 무리 없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통위 차원에서는 자율규제안으로 100만원 한도액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송희경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되면 사업자들에게 강제 의무가 발생됩니다.

현재 아프리카TV의 1일 후원 한도는 3천만원(세금 제외)이며, 충전(결제) 한도는 없습니다. 청소년의 경우는 한 달 결제 한도 금액이 10만원이나, 상품권 충전 방식으로 이용하면 제한이 없습니다.

팝콘TV의 경우 1일 후원 한도는 무제한, 1일 충전 한도는 1천만원입니다.

이 밖에 카카오TV는 1일 후원 한도 70만원, 유튜브는 50만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결제한도를 낮추려는 이유는 과도한 후원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송을 조장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행적인 방송을 조장한다는 이유도 꼽고 있습니다. 사업자 자율규제에 맡기기에 도를 넘었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일부 플랫폼에서는 비밀 VIP 방을 만들어, 선정적인 방송을 진행한 뒤 많은 후원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여성 진행자의 경우 이목을 끌기 위해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거나, 민망한 춤을 추기도 합니다. 또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방송 콘셉트로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이를 유쾌하게 보는 시청자들로부터 후원금을 챙깁니다.

방송에 따라 연령제한을 두더라도 청소년들이 시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유해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규제에 대한 반대 입장에서는 개방과 자유가 중심이 되는 인터넷 공간에 너무 날선 칼날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업자들은 영업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자율규제로 풀 문제를 두고, 국가가 미리 나서 개인이 소비 금액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합니다. “내 돈 내가 쓰겠다는데, 국가가 왜 제한하느냐?”는 논리입니다.

아울러 새로운 규제가 생겨나면 현실적으로 국내 사업자만 따르게 돼 유튜브와 같은 해외 플랫폼과의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가뜩이나 국내 인터넷 플랫폼이 어려움을 겪는 때에 글로벌 경쟁에서 더 도태된다는 하소연도 많이 들립니다.

성균관대학교 이대호 교수는 “방송의 공익성 측면을 고려하면 규제가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 사업자만 규제를 적용해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어디까지 방송으로 보고 공익성을 요구해야 하는지 규정이 없으므로, 규제 재정비는 동의하지만 좀 더 신중한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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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송희경 의원실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되는 방송이 80여개였고, 그나마 아프리카TV는 건전했지만 팝콘TV는 음란한 방송이 많았다. 문제가 계속 커졌다”며 “자율규제로 해결되면 좋겠으나 인터넷 개인방송도 일종의 사행성 선정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결제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버머니 결제한도 규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