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VSB에 T커머스 송출, 시청자 무시한 정책"

시민단체, 홈쇼핑 채널 연번제 필요성 주장

방송/통신입력 :2018/01/30 17:24    수정: 2018/01/31 15:46

8VSB에서의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송출에 대해 서울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등 3개 단체가 반대 입장을 내놨다. 시청자 편익이 줄어든다는 게 이유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해 8VSB에서의 T커머스 송출 여부를 검토고자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시청자 보호 확약서를 제출하는 게 조건이다.

이에 YMCA 본부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8VSB에 T커머스 송출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 단체들은 "8VSB T커머스 송출 허용은 늘어난 채널에 홈쇼핑을 채우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일반 홈쇼핑에 더해 데이터홈쇼핑까지 편성을 늘려 막대한 송출 수수료 증대를 꾀하려는 사업자 이익을 우선하는 정책 결정"이라며 반대 이유를 들었다.

이어 "유료방송 저가 상품 가입자들도 시청자 복지 차원에서 다양한 채널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홈쇼핑 채널이 과도하게 편성됐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최근 2~3년 사이 홈쇼핑 채널 증가로 빈번해진 채널 편성 변동에 대한 시청자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며 "이미 홈쇼핑채널 7개가 앞 번호대 지상파 채널 사이사이 편성돼 시청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었는데, 데이터홈쇼핑 10개까지 앞 번호대로 전진 편성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이 예시로 든 한 유료방송 사업자의 경우 2번 신세계쇼핑을 시작으로 4번 K쇼핑, 6번 현대홈쇼핑, 8번 CJ오쇼핑, 10번 롯데홈쇼핑, 12번 홈&쇼핑, 14번 GS 샵, 17번 NS홈쇼핑, 19번 W쇼핑, 21번 아임쇼핑, 22번 CJ오쇼핑플러스, 26번 쇼핑엔티, 28번 GS마이샵, 30번 롯데 원TV, 33번 SK스토아, 34번 NS샵플러스, 36번 현대홈쇼핑플러스샵까지 17개 홈쇼핑(데이터홈쇼핑 포함)채널이 2번에서 36번까지 격 번호로 편성돼 있다.

저채널 대역에 홈쇼핑채널 17개, 지상파 5개, 종합편성채널 4개, 보도전문채널 2개 등 기본채널만 편성해도 약 30개라고 강조한 단체들은 "시청자 접근성이 높다는 40번대 이하 저채널 대역에서 채널 다양성은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좋은 채널 번호를 잡기 위해 홈쇼핑 업계 송출 수수료 경쟁은 갈수록 심화돼 자본이 열악한 중소 PP의 유료방송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2016년도 기준 방송 매출 대비 홈쇼핑 송출 수수료 현황. 수치를 살펴보면 CJ헬로는 전체 방송 매출의 34.1%, T브로드는 36.5%, 딜라이브는 34.5%, 현대HCN은 37.9%, 개별 SO의 경우 45.4%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다.

송출 수수료의 증가는 결국 이용자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성명서 주장이다.

이 단체들은 과기정통부의 의견 수렴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시청자 단체에 대한 의견 청취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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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과기정통부가 홈쇼핑의 재승인·유료방송 재허가 심사를 보다 엄격히 진행하고, 시청자 편익을 위해 홈쇼핑 채널 연번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케이블TV 업계는 8VSB에 T커머스를 송출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기술·시청자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 방송이나 IPTV 등에서 이미 T커머스를 송출하고 있는데 8VSB만 송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시청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