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채널연번제, 방송 생태계 무너뜨려"

양문석 이사장 "전체 유료방송에 타격"

방송/통신입력 :2015/11/06 16:12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연번제 도입이 전체 유료방송 생태계 전체를 위협할 것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TV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과 유료방송 시장의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양문석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홈쇼핑 채널을 뒤로 보내면 송출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뿐만 아니라, 홈쇼핑 업계, 나아가 전체 산업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이사장은 홈쇼핑 채널 연번제 이슈를 끌어낸 몇몇 매체를 비판했다. 없던 이슈를 만들어내고, 그 이슈를 성장시켜 정부를 흔들고, 장관의 대답을 끌어내는 핑퐁식 기사는 다른 언론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채널 연번제는 현재 지상파 및 종합편성 채널 사이에 배치돼 있는 홈쇼핑 채널을 특정 번호대로 묶어서 개편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도 홈쇼핑 채널 연번제 도입 논의가 제기돼 왔었지만, 한동안 잠잠하다 지난 9월 국정감사 기간에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양문석 이사장은 "2009년 말, 종합편성채널 도입 시 앞 번호대로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었던 종편들의 감정싸움에서 연번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며 "이번 국감 즈음에 다시 종편채널을 보유한 언론사에서 자사의 신문과 방송보도를 통해 홈쇼핑 채널 연번제 추진에 대해 찬성하면서 다시 불거졌다"고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이로 인해 여당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이를 지적하고, 미래부 장관이 이를 검토 하겠다는 대답을 이끌어내면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쇼핑 채널 연번제가 시행될 경우, TV홈쇼핑 매출 하락과 함께 이들 홈쇼핑 업체들에 송출료를 받고 있는 케이블TV 업계에 큰 파장이 우려된다.

홈쇼핑 업계는 현재 지상파 채널 사이의 번호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매출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청자의 74%가 지상파를 시청하다 TV홈쇼핑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사들이 각 케이블TV 업체들에 막대한 송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결국, 연번제 도입은 유료방송 플랫폼 매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신료 수익이 점차 떨어지면서 매출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연번제가 도입된다면 당장, 유료방송 플랫폼의 매출하락으로 이어진다.

양 이사장은 "이는 유료방송 업계 전반의 동반 부실화와 투자 여력 감소에 따른 디지털 전환 지연 등 국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양 이사장은 이와함께 "TV홈쇼핑은 매년 방송 영업이익의 13%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는데, 연번제 도입 시 방발금도 감소할 수 있다"며 "양질의 콘텐츠 육성에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채널사업자들이나 일반 PP들에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한상혁 케이블TV협회 국장은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빼면 사실상 SO들은 적자인 상황"이라며 "플랫폼 산업 특성상 가입자가 급격히 늘지 않는데 그 상황에서 적자가 난다면 산업 근저가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국장은 "심도 있고 차분한 검토가 필요한데, 너무 즉흥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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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윤 미래창조과학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홈쇼핑 송출료에 의존한 국내 유료방송시장은 정상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저가의 유료방송시청료를 정상화 해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접근해 나갈 것인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손 과장은 "국감을 앞두고 9,10월에 기사가 집중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작년부터 검토는 진행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관련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