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익 티몬 대표 “투자 유치 급하지 않다”

매출 성장 꾸준...온라인 쇼핑 업계 1위 자신

유통입력 :2017/12/28 11:10    수정: 2017/12/28 18:46

2015년 신현성 당시 티몬 대표(현 의장)는 2020년이 되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100조원 규모로 커지는데, 이 중 20조~30조원을 티몬이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신 대표를 만난 지 2년 반이 지난 12월 중순, 수장 자리를 넘겨받은 유한익 대표를 만나 현재의 티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특히 한 대형 유통사의 티몬 인수합병 제안설이 업계에 나돌아 유 대표의 입장과 계획에 많은 궁금증이 커지던 시점이어서 더 많은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자리였다.

■ “여러 투자사 만난 상태...분기 거래액 20%씩 성장”

유한익 티몬 대표.

유한익 대표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티몬은 대형 유통사와 투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의미 있는 협상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했다. 여러 기업들과 투자 관련한 미팅의 기회를 가졌고, 지금도 문을 열어놓은 상태지만 발전적인 논의까지 간 협상은 아직 없다.

다만 유 대표는 투자 유치를 무리해서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 카테고리 ‘슈퍼마트’가 매년 20% 성장 중이고, 여행과 관련된 숙박, 항공, 입장권 등의 경쟁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3·4분기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성장하는 등 유한익 대표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영업손실을 최소화하고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티몬의 최대주주는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다. 두 사모펀드사는 지난 2015년 티몬 지분 59%를 취득했다. 이후 티몬은 싱가포르투자청과 NHN엔터테인먼트, 시몬느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우선주와 전환사채 형태로 1천7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받았다. 그루폰에서 지분을 가져올 때 신현성 의장도 일부 지분을 본인 몫으로 가져왔다.[☞관련기사: 티몬, 시몬느 자산운영서 500억 투자 유치]

“많은 기업들과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서로 조건이 맞지 않아 아직 성사된 건은 없습니다. 그런데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은 아니에요. 추가 투자를 받게 되면 저희가 하려는 신사업이나 주력 사업들을 더 강하게 추진하고 시장에 빨리 안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의 성장세로도 충분히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 ‘관리형 오픈마켓’으로 진화…“3년 내 옥석 가려질 것”

티몬투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치킨게임’으로 불리며 출혈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티몬은 ‘딜 비즈니스’와 ‘오픈마켓’을 결합한 ‘관리형 오픈마켓’(매니지드 마켓 플레이스, MMP)으로 사업 형태를 전환한다.

오픈마켓처럼 다양한 판매자들이 티몬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중개 사업을 하면서도, 티몬이 엄선한 상품들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 파트너 사업자들에게 정밀한 판매 분석 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전략을 편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회사는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 트렌드를 반영해 ‘티비온’이라는 미디어 커머스를 지난 9월 오픈했으며, 자유여행객 증가에 맞춰 항공권 최저가 서비스와 숙박 영역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 덕분에 이달 여행플랫폼의 1인당 평균 구매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97% 뛰었다.

쿠팡, 위메프, 티몬 연도별 실적 비교표.

다만 유한익 대표는 신현성 의장이 세운 2020년 20조~30조 거래액 달성 목표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시 그림을 구상했던 M&A 등이 성사됐다면 거래액의 ‘퀀텀 점프’가 가능했겠지만, 예상했던 빅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관련기사: 신현성 대표 “티몬에 우버 DNA 심는다”]

현재 티몬의 월거래액 업계 추정치는 2천억원 안팎이다. 이를 12개월로 계산하면 2조4천억원 가량이다. 3, 4분기 거래액 성장세를 감안할 경우 올해 거래액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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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치열한 생존경쟁 한가운데에 있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3년 내에 합종연횡 등을 통해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티몬이 쇼핑 포털로 자리매김해 온라인 쇼핑업계 1위에 서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9년엔 흑자 전환도 꿈꾸고 있다.

“올 하반기는 티몬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시기였습니다. 상품의 다양화, 빠른 배송, 쇼핑의 편리성과 즐거움을 높여 티몬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더욱 끌어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