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피로 無’ 국내서 써본 테슬라 오토파일럿

완전 자율주행 시대 기대감 높여...안전운전은 필수

카테크입력 :2017/07/04 08:00    수정: 2017/07/06 14:35

테슬라 모델 S 90D를 지난 6월에 이어 한달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6월에는 급속충전기 슈퍼차저와 완속충전기 데스티네이션 차저 성능 테스트를 위해 만났다면, 이번에는(3일)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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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독자들은 왜 충전과 오토파일럿 기능을 한번에 활용하지 못했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 슈퍼차저 테스트 진행 당일에는 테슬라코리아의 정식 브랜드 런칭 날짜 이전이었다. 당시 테슬라코리아는 차량 고객 인도 후 오토파일럿 기능과 내비게이션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자체 방침 때문에 지디넷코리아는 테슬라코리아 국내 브랜드 런칭 행사(20일) 진행 2주만에 직접 모델 S 90D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국내서 테스트할 수 있었다. 주행 구간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테슬라 스토어부터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리조트까지 왕복 약 180km 구간이다. 한솔오크밸리리조트는 테슬라 슈퍼차저가 설치된 곳이다.

테슬라 청담 스토어부터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강변북로, 제2영동고속도로 등을 거쳐야 한다. 휴게소 정차 때는 테슬라 국내 판매 차량 내비게이션을 살펴봤다.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리조트 슈퍼차저 충전소에서 급속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 S 90D (사진=지디넷코리아)

■차간거리 최대 7단계 조절 가능

3일 시승한 테슬라 모델 S 90D에는 오토파일럿 하드웨어 버전 2가 탑재됐다. 기존 차량보다 카메라의 개수를 늘리고 국가별 특성에 맞춘 자체 주행 기술을 탑재시켰다. 이 기술이 무엇인지는 향후 기사 아래와 영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강변북로에 진입하자마자, 모델 S 90D 계기반 클러스터에는 최고 제한 속도 80km/h를 뜻하는 문구가 등장했다. 차량 내부에 있는 내비게이션 정보를 최대한 활용한 모습이다. 클러스터에 등장한 제한속도에 맞춰 오토파일럿을 실행하면, 과속카메라 단속 불안감 없이 부분 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현재 시승차, 고객 인도용 차에 탑재된 오토파일럿은 시속 80km/h 이상의 간선 또는 고속도로에 활용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시속 60km/h 이하에서도 작동이 가능하지만, 이는 차량이 주로 많은 도심 구간이기 때문에 오토파일럿이 자주 쓰일리 없다.

빗속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정확하게 구동되는지 잠시 두 손을 떼 봤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티어링 휠 아랫편에 위치한 레버를 빠르게 아래로 두 번 당겨보자, 모델 S 90D 클러스터에는 ‘최대 80’과 파란색 스티어링 휠 로고가 뜬다. 테슬라가 말하는 ‘TACC(Traffic Aware Cruise Control,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비슷)’, 오토스티어(자동 스티어링 휠 조절) 기능이 작동되고 있음을 뜻한다.

TACC, 오토스티어 등의 조합으로 이뤄진 오토파일럿은 강변북로 같은 간선도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진행해나갔다. 커브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토파일럿이 다른 완성차 업체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차간 조절이다.

오토파일럿 실행중임을 알려주는 테슬라 모델 S 90D 클러스터 (사진=지디넷코리아)

오토파일럿은 스티어링 휠 아랫부분에 자리잡은 레버로 1단계에서 7단계까지의 차간 조절이 가능하다. 평균 3단계~4단계 정도로 구현되는 일반 국내 완성차 업체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다. 오토파일럿 차간거리 단계별 숫자가 낮을수록 앞차와의 간격을 더 좁힌다는 의미고, 높아질수록 앞 차와의 거리를 서서히 벌어나간다는 의미다.

1단계 차간거리 설정을 해봤다. 얼마나 차가 앞차와 간격을 줄여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3일 시승 당일에는 비가 많이 왔지만, 모델 S 90D에 탑재된 오토파일럿은 안정적인 차선 유지와 부드러운 차간 거리 유지 능력을 보여줬다. 1단계 차간 거리를 설정해도 앞차와 모델 S 간의 거리는 약 2m~3m 정도를 유지해나간다. 앞차와 바짝 붙는 느낌은 아니다.

모델 S 90D 윈드쉴드와 B필러 등에 탑재된 카메라는 넓은 시야각을 갖췄다. 이 때문에 주변 차량 통행 및 차선 변경 현황을 차량 스스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이 특성은 어두운 터널 내부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약 20m 떨어진 차량이 터널 내부에서 차선변경을 시도하자, 모델 S 90D 차량은 알아서 천천히 감속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손을 스티어링 휠에 놓고 오토파일럿 모드를 실행하는 것이 테슬라 모델 S 90D를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티어링 휠 잡아야 자동 차선 변경 가능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아온 오토파일럿 기능은 바로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이다.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운전자가 주위 차선의 통행 유무를 살피고, 원하는 차선 방향으로 방향 지시등을 키면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으로 차선 변경을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수많은 유튜브 및 각종 소셜미디어 채널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해외에서 호평 받은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우리나라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전자의 손이 스티어링 휠에 놓여져 있다는 것이 감지되면, 차량 스스로 운전자가 원하는 차선으로 스티어링 휠 방향을 틀어준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뗀 체 방향 지시등을 키면, 차량은 아무런 반응 없이 오토파일럿 기능을 계속 진행한다.

왜 제한적일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직접 잡고 주행해야 한다는 법적 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관련 사고시 누구 책임인지 가리는 절차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스티어링 휠을 조금씩 잡으면서 운전하는 것이 좋다.

스티어링 휠 관련 경고를 여러 차례 운전자가 무시하면, 테슬라는 클러스터에 빨간색 테두리의 손이 감겨진 이미지를 선보인다. 더 이상 오토파일럿을 쓸 수 없다는 문구도 보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오토파일럿, 완벽한 자율주행 위한 도구로 발전하나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 자체를 ‘향상된 오토파일럿’과 ‘완전 자율주행 기능’ 두 가지로 나눠서 부른다. 4개의 카메라와 12개의 초음파센서 등을 활용해 주행 가능한 것이 ‘향상된 오토파일럿’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능은 말그대로 운전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완전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을 설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시범 운영 단계인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도로 관련 인프라를 재정비해야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예측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토파일럿은 주로 쓴 덕분에 서울과 원주 왕복 180km를 주행하면서 주행 피로감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해당 시스템이 계속 발전을 거듭하다 보면, 사고 예방과 함께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전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법규와 인프라가 개선된거나 완화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오토파일럿 시스템 탑재 차량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 S 90D (사진=지디넷코리아)

■‘스티어링 휠’ 관련 경고 무시하면 큰일...안전운전 필요

테슬라 오토파일럿은 카메라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결합 시스템보다는 진보된 개념으로 볼 수는 있다. 업계에서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자율주행차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향후 판매 가격 인하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업계 예측이 있다.

하지만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아직까지 수많은 도전과제를 요구하고 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도 개선해야 할 점은 분명히 보인다.

검정색 아스팔트가 아닌 밝은 색 요철이 등장할 때, 테슬라 모델 90D는 차선 인식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오토스티어 기능을 해제시켰다. 카메라를 통한 차선 인식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이다.

스티어링 휠 소지는 부분 자율주행차 오너 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가져야 할 의무다. 스티어링 휠에 손을 놓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테슬라는 스티어링 휠 관련 사고 방지를 위한 오토파일럿 운행 원칙을 제시했다. 수없이 계속되는 ‘스티어링 휠 활용’ 경고문구를 운전자가 무시하면, 테슬라는 스스로 오토 스티어 기능을 해제시키고 운전자의 수동 운전을 요구한다. 이 때 운전자가 다시 한번 오토파일럿을 쓰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해도, 차량 스스로 거부한다. 목적지 도착하기 전까지는 완벽한 오토파일럿을 쓸 수 없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는 오는 7일부터 생산되는 보급형 모델 3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완벽한 자율주행이 갖춰진 오토파일럿 도입 가능할지에 대한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오토파일럿을 실행해도 안전운전은 필수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테슬라 국내 판매용 차량에 적용되는 내비게이션. 슈퍼차저 등의 자체 충전소 위치도 알려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전기 위치 안내해주는 테슬라 국내용 내비게이션

오토파일럿을 실행해 본 후, 잠시 휴게소에서 테슬라 국내 판매용 차량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살펴봤다.

미국 등 해외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 내비게이션은 구글 지도를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국내 소비자를 위한 별도의 내비게이션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국내용 내비게이션을 살펴보면, 화면 오른쪽 하단에 ‘NAVIGATION BY TESLA'라는 문구가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내비게이션이 KT 기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테슬라코리아에서는 이 내비게이션이 어떤 기술로 제작됐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테슬라 국내용 내비게이션은 목적지 검색, 경로 탐색, 음성 안내 등 기초적인 콘텐츠를 제공한다. 실시간 교통상황도 전한다. 하지만 과속 카메라 단속 안내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계기반 클러스터에 등장하는 제한속도 그래픽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음성 안내는 현대기아차처럼 세심하지는 않고, 방향 안내 정도 수준만 구현되는 것도 아쉽다.

국내용 테슬라 내비게이션은 경로 탐색 실행이 되고 나면, 계기반 클러스터에 주행 경로를 띄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테슬라 차량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 바로 충전소 정보다. 화면 오른편에 있는 번개 로고를 누르면, 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 설치한 충전소 위치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슈퍼차저는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회색으로 표시된다. 해당 장소를 클릭하고 경로 탐색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안내가 시작된다. 경로 탐색이 진행되면 계기반 클러스터에도 별도의 내비게이션 화면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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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코리아는 아직까지 내비게이션에 대한 콘텐츠 강화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나 모델 X와 모델 3가 국내에 출시되고 나면, 내비게이션 콘텐츠 강화를 위한 무선 OTA(over-the-air) 업데이트를 내놓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영상=[테슬라] 국내에서 써본 오토파일럿 "피로 걱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