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주서 만난 ‘2017 쏘울 EV’

5월 2018 버전 출시 앞둬...ADAS 사양 부재 아쉬워

카테크입력 :2017/03/20 07:52    수정: 2017/03/20 07:52

(제주=조재환 기자) “어, 아직 안나왔나요?”

기대되는 마음으로 ‘2018 쏘울 EV'를 타보려고 했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다. 오는 5월 출시 예정이기 때문에 전기차엑스포 기간에 맞춘 시승차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8 쏘울 EV'를 빨리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주행거리 때문이다.

지난해 8월 22일 출시된 ‘2017 쏘울 EV'의 한번 충전 후 주행가능거리는 148km로, 이전 버전 모델과 동일했다. 81.4kW 최고출력, 285Nm 최대토크의 힘을 지닌 모터와 27kWh 용량의 배터리팩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2018 쏘울 EV’는 다르다. 배터리팩 용량이 30kWh로 늘어났고 배터리셀 용량도 75Ah에서 80Ah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2018 쏘울 EV의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180km까지 이르게 됐다(산업자원부 지정 시험기관 측정자료 기반).

‘2018 쏘울 EV'를 직접 타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해당 차량의 잠재가능성을 느끼기 위해 직접 ’2017 쏘울 EV'을 타고 제주 중문관광단지 일대를 약 10분간 짧게 운행해봤다.

티타늄 실버 색상은 2017 쏘울 EV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대중적 느낌의 티타늄 실버, 바닐라 쉐이크 외관 색상 눈길

지금까지 출시된 전기차를 살펴보면, 일반 내연기관차와 다른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존재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라디에이터 그릴 부근을 회색으로 칠했고, 르노삼성 SM3 Z.E.의 경우 그늘막 형태의 테일램프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쏘울 EV도 스노우 화이트 펄과 캐리비언 블루 색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디자인은 예비 전기차 오너들에게 호불호가 갈렸다. 너무 외관이 튀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전기차도 외관 디자인만큼은 중후하고 세련된 느낌이 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아차는 2017 쏘울 EV에 이와같은 소비자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추가된 티타늄 실버와 뉴 바닐라 쉐이크 색상이 이를 증명해준다. 특히 티타늄 실버 색상은 따뜻한 제주의 봄 햇살과 잘 어울린다. 일반 쏘울과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다. 내연기관 차량을 오래 타왔던 예비 전기차 오너들이 크게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실내 내장재 색상 구성이다.

2017 쏘울 EV에는 그레이 투톤 인테리어만 적용된다. 특히 센터페시아는 눈에 확 띄는 흰색 플라스틱 재질로 둘러싸여있다. 이같은 재질은 시선을 사로잡는데 충분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후한 인테리어 구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겐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티타늄 실버 색상이 적용된 2017 쏘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헤드룸이 충분히 남아도는 뒷좌석

2017 쏘울 EV가 가진 큰 매력이 있다면 바로 시야다.

박스 형태의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크로스오버 차량) 2017 쏘울 EV의 차체 높이는 1천600mm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1천450mm), 닛산 리프(1천550mm), BMW i3(1천578mm) 보다 높고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일(17일)에 맞춰 가격이 공개된 볼트 EV(1천610mm)보다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배터리 팩들이 뒷좌석에 몰려있다 해도 헤드룸에 대한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키가 184cm에 이르는 기자에게 여유가 느껴질 정도였다. 운전석도 마찬가지로 헤드룸에 대한 불편은 없었고 차체가 높아 운전석 쪽 시야도 좋았다.

쏘울 EV는 인조가죽시트를 적용하고 있지만, 운전석 쪽 착좌감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짧게 10분 정도 시승했지만, 운전하는 내내 허리와 엉덩이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전기차 전용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적용된 2017 쏘울 EV. 2018 버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기아차는 쏘울 EV 하얀색 플라스틱 소재 부문에 안티 박테리아 향균 처리 페인트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첨단 사양 부족은 아쉬워

2017 쏘울 EV를 약 10분 간 짧게 시승해본 결과, 운전의 재미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처럼 노멀, 에코, 스포츠 모드로 주행할 수 없지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는 전기차다.

하지만 첨단 사양이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은 이 차의 ‘아킬레스 건’이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다양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BMW i3는 차량 간격을 유지한 채 속도 조절이 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틀어 차선 유지를 돕는 LKAS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2017 쏘울 EV는 크루즈 컨트롤 사양만 존재할 뿐 어떠한 LKAS 사양이 적용되지 않았다. 곧 출시될 2018 쏘울 EV에도 이와 같은 사양이 탑재되지 않는다. ‘드라이브 와이즈’라는 자율주행 브랜드를 기아차가 운영하고 있지만, 이 브랜드는 쏘울 EV와는 인연이 깊지 않은가 보다.

기아차는 그래도 쏘울 EV를 활용한 다양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 등을 통해 공개된 쏘울 EV 자율주행차가 대표적 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야구장에 등장한 기아차 쏘울 자율주행차 (사진=기아차)

해당 차량은 애플워치로 차량 원격 조종이 가능하고 선행차량 추종,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 긴급제동 시스템,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 기능 중 일부는 현재 부분적으로 고급 양산 차량에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기관 SNE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기아차 쏘울 EV는 지난 2016년 한해 미국에서 총 1천728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에 비해 무려 70.2% 오른 기록이다. 쏘울 EV는 미국 상위 10개 전기차 판매 모델 중 8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쏘울 EV는 분명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차다. 기아차가 쏘울의 가치와 상품성에 큰 자신이 있다면, 추후에 출시될 페이스리프트 형태의 모델이나 신형 모델에 첨단 ADAS 사양 탑재는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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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쏘울 EV는 주행거리와 배터리 용량 외엔 사양변화가 없으며, 현재 사전 계약을 거친 후 오는 5월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018 쏘울 EV의 정부 공인 주행거리가 자체 평가 기준인 180km보다 높게 측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회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최초 공개됐던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최대 주행거리가 180km로 소개됐지만, 이후 출시 시점 떄 정부로부터 191km 주행거리를 공인받은바 있다.

기아차는 2017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2018 쏘울 EV의 구체 제원을 소개한다. 전시된 모델은 쏘울 EV 이전 버전.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