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덱스, 기업용 시장서 애플 꺾을까

데스크톱 업무 완벽 지원...기업 영업망 구축 관건

컴퓨팅입력 :2017/04/09 08:55    수정: 2017/04/09 10:13

삼성전자가 갤럭시S8와 함께 공개한 ‘삼성 덱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덱스는 갤럭시S8을 모니터와 연결해 PC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기기로 기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경험(UX)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모바일 게임이 대표 분야다. 덱스를 통해 키보드와 마우스도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손가락으로만 즐기던 모바일 게임에 새로운 변화를 줄 여지가 크다.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은 덜하지만, 덱스의 활약이 주목되는 또 다른 분야도 있다. 바로 스마트워크 시장이다. 기업 입장에선 직원들에게 갤럭시S8과 덱스만 제공해도 모바일과 데스크톱을 오가는 스마트 업무 환경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예전처럼 업무용 스마트폰, 태블릿, 데스크톱 등 여러 기기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몇 년 간 애플이 지배해 왔지만, 최근들어 안드로이드 진영이 바짝 추격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삼성이 갤럭시S8과 덱스로 이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삼성 갤럭시S8과 덱스 (사진=씨넷)

’갤럭시S8+덱스’로 데스크톱 업무 가능할까

진짜 이 두기기만 있으면 데스크톱은 필요 없을까? 갤럭시S8과 덱스가 새로운 스마트워크 기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살펴보려면 먼저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

덱스는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크게 보여주 게 아나라 데스크톱 인터페이스로 변환시켜 준다. 또 PC처럼 앱을 여러 개 열어 놓고 작업하는 멀티태스킹도 지원한다. 키보드와 마우스 연결도 가능해 ▲단축키 ▲복사·붙여넣기 ▲드래그앤드드롭 등의 조작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측면에선 기존 PC 환경 못지않다는 얘기다.

앱 개발사들이 덱스 환경을 지원한다면, 사용환경이 보다 최적화 될 수 있다. MS오피스 모바일, 한컴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모바일 등 생산성 분야 대표 앱들도 덱스 모드를 지원할 계획이다.

덱스환경에서 MS모바일 오피스를 실행한 모습(사진=삼성전자)

그래도 여전히 데스크톱을 대체해 업무를 하기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라는 한계가 남아 있다. 기업 내부의 주요 소프트웨어(SW) 대부분은 윈도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가상데스크톱(VDI) 기술 업체인 시트릭스, VM웨어와 협력해 이 부분을 해결했다. VDI는 가상으로 만들어진 데스크톱을 네트워크로 접속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가상이라고 하지만, 실제 개인 컴퓨터와 동일하게 작동한다.

갤럭시S8에는 두 업체의 VDI 리시버 SW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 SW는 가상PC가 있는 서버나 클라우드 인프라에 연결해 주고 암호화 된 채널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작동되고 있는 PC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보내주고 또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갤럭시S8으로 가상 PC에 연결하고 다시 삼성 덱스를 통해 이를 데스크톱 인터페이스로 보면 진짜 PC와 다를 바 없는 업무 환경이 갖춰진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업무용 휴대폰, 노트북, 데스크탑 등을 각각 지급하지 않아도 기업의 데이터의 보안을 강화하면서 직원들의 스마트워크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삼성, 애플의 기업 고객 뺏기 성공할까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 몇년간 독주해 왔다.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안드로이드폰보다 아이폰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OS 파편화 문제와 보안에 대한 우려가 기업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성장을 가로막았다.

구글은 물론 삼성 등 제조사들도 기업 고객들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포워크’라는 기업용 앱 모음을 내놓고 OS 자체에 기업 사용자를 지원하는 기능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갔다. 삼성도 녹스를 통해 모바일 단말기의 보안을 강화했다.

IDC가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기업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이미지=구글 블로그)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엔 기업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 채택이 크게 늘었다. 구글은 지난 12월 회사 블로그를 통해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지난해 상반기 기업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62%가 넘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삼성전자 입장에선 애플의 기업 고객을 뺏어 오기 좋은 시장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미국의 IT분야 시장조사 업체 로페즈리서치의 마리벨 로페즈 대표는 삼성이 갤럭시S8 공개한 직후 포브스에 낸 기고글에서 최근 기업용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의 채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시점에서 삼성은 이 새로운 기기로 기업 시장에서 애플에 도전해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마리벨 로페즈는 또 “삼성이 기업용 모바일 기기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애플은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IT관리자 입장에서 기업 친화적이진 않기 때문에, 삼성이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강력한 기업 영업팀과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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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는 시트릭스, VM웨어와 기술 협력을 넘어 시장 확산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두 업체는 스마트워크시장에서 VDI, 모바일 보안 솔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VM웨어코리아 전인호 사장은 “삼성에서 (덱스를 출시하며) 노린 것은 애플에게 밀려 왔던 기업간거래(B2B)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B2B로 가면서 몇 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VM웨어와도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시장진입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