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핑거팁스랩'이 한국에 법인을 세운 이유

"한국은 아시아 진출을 위한 훌륭한 테스트베드"

인터넷입력 :2016/12/02 17:38

한국에서 만들어진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국 시장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 진출해 판로를 확대하며 더 큰 기회를 보려 함이다. 그런데 역으로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있다. 이들은 왜 한국에 들어오려 하는 걸까?

지난 1일 2016 창조경제박람회에서 만난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본사인 ‘핑거팁스랩’이라는 회사는 최근 한국에 법인을 세웠다. 이 회사는 미래부가 올해부터 만든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다.

이 프로그램은 글로벌 창업 인재의 아이디어와 혁신 기술을 국내에 흡수하고, 국내 스타트업이나 기업과의 협업을 이끌기 위해 정부가 외국인이 대표이거나 혹은 공동 대표인 스타트업에게 투자하는 프로그램이다.

핑거팁스랩은 'O6' 라는 기기를 통해 이 프로그램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음성 안내에 따라 콘트롤러를 조작해 스마트폰 화면을 보지 않고도 문자나 이메일, SNS를 확인할 수 있고 또 답장도 할 수 있는 블루투스 기기다. 특히 운전이나 보행 중에도 자유롭게 쓸 수 있어 부주의에 따른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창조경제박람회에 참가한 핑거팁스랩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미 이 회사는 킥스타터라는 미국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프리 오더로 당초 목표 금액이었던 10만달러(약 1억1천700만원)를 넘은 16만달러(약 1억8천700만원)를 끌어 모았다.

외부에서 투자도 받은 이 업체가 한국에 진출한 이유를 이 회사 대표이자 CTO인 벤 박에게 물었다.

박 CEO는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세계에서 가장 좋고, IT인프라가 잘 돼 있어 테스트베드로 훌륭한 나라"라며 "한국에서 O6 제품을 만들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미 설립한 한국 법인에 한국인 직원을 채용했으며, 회사 규모가 더 커지면 추가로 채용을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경기창조경제센터 주리나 PD는 "미래부가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를 진행할 당시, 한국에 법인을 세울 계획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선택했다"며 "이들은 한국을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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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뽑힌 해외 스타트업 중 5개 업체가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나머지 8개 팀이 법인 설립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주 PD는 "해외 스타트업을 국내에 유치하는 것은 유능한 해외 인재 유입이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