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s 삼성, 전기차 배터리 '진검승부'

LG화학-삼성SDI 배터리 탑재 신차 잇따라 출시

홈&모바일입력 :2016/06/16 16:45    수정: 2016/06/17 09:31

올해 하반기부터 신형 전기차 모델이 잇달아 출시된다. 이 때문에 LG화학과 삼성SDI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이달부터 '아이오닉 일렉트릭' 양산과 판매에 돌입한다. LG화학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탑재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번 충전으로 최대 191km(복합)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도심 주행의 경우 206km까지 갈 수 있다. 현재 판매중인 국내 전기차 모델 중 도심 주행거리가 200km가 넘는 차는 아이오닉이 유일하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역시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GM 쉐보레 '볼트(Bolt) EV'가 올해 내에 출시된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321km까지 주행가능한 볼트 EV는 보조금 혜택을 통해 약 3천4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되는 차량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BMW는 삼성SDI 94Ah 배터리 셀 96개가 탑재된 신형 i3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판매되는 i3는 60Ah 배터리 셀 96개가 탑재돼 최대 160km까지 주행할 수 있지만, 신형 모델은 크기 변형 없이 밀도를 높여 최대 3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 마힌드라,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중국 JAC 등 완성차 브랜드들이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장거리 주행 가능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JAC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최대 251km까지 주행 가능한 중국 최초의 전기 SUV 'iEV6S'를 올해 말 제주도 지역에 한해 판매할 예정이다.

장거리 주행 전기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삼성SDI 94Ah 배터리 셀 (사진=지디넷코리아)
오는 2020년 현 전기차 대비 2배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 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LG화학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배터리 우수성 알리는 홍보 경쟁 가열

LG화학과 삼성SDI는 최근 전시회와 모터쇼 등을 통해 자사 전기차 배터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LG화학은 올해 부산모터쇼 현대자동차 부스 일부를 빌려 자사의 파우치형 배터리의 우수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LG화학은 부산모터쇼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는 각형 및 원통형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같은 무게의 팩에 더 많은 용량으로 더 많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대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팩 설계 시 셀의 형태에 따른 개발 제약이 많은데 파우치의 경우, 이런 제약 없이 다양한 형태의 핵 모양 설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대차 부산모터쇼 부스를 활용해 자사의 파우치형 배터리 우수성을 알린 LG화학(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도 이에 질세라 자사 각형 배터리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주력 제품인 94Ah 배터리 셀을 전시한 데 이어, 임직원이 직접 배터리의 강점 알리기에 나섰다. 이를 통해 유럽 시장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다.

장거리 전기차 시장 개척을 위한 삼성SDI의 계획은 지난 4월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열린 SNE 리서치 주최 전기차 컨퍼런스에 참석한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 마케팅그룹 부장은 “오는 2018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 기술이 이미 완료됐다"며 "300~400km까지 주행 가능한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그가 밝힌 삼성SDI 로드맵은 각형 배터리 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배터리 셀을 기본으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지속적으로 늘리겠다는 것이 오 부장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 기술 등의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삼성SDI 제주국제전기차엑스포 부스에 전시된 BMW i3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북미·유럽 시장 성공이 관건 될 듯

LG화학과 삼성SDI간 전기차 배터리 경쟁은 올해 하반기 신차 발표 이후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2017년 말 테슬라가 파나소닉 원통형 전지가 탑재된 '모델 3'를 국내에 출시하면 파나소닉을 포함한 세 업체 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공 열쇠를 쥔 곳은 어디일까? 북미와 유럽 지역이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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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아우디가 LG화학과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 순수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차량 특성에 따라 두 업체의 배터리가 상이하게 적용될 수 있다. 폭스바겐그룹 계열의 벤틀리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순수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르노도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장거리 운행용 전기차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포드, 크라이슬러, GM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크라이슬러는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 출시를 준비중이며,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해온 포드도 테슬라 모델 3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를 개발할 방침이다. GM은 북미지역 중심으로 볼트 EV를 판매한 후, 순차적으로 판매 지역을 늘려 저가형 전기차 시장 붐 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