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11번가, 직매입 물량 확 늘린다

유통입력 :2016/02/04 18:02    수정: 2016/02/04 18:05

황치규 기자

SK플래닛이 그룹 차원의 구조 개편으로 오픈마켓 11번가를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 중심 회사로 탈바꿈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은 2일 2015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커머스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되는 SK플래닛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SK플래닛이 유통 업계 판세 변화에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체적인 실행 파일은 나오지 않았지만 SK플래닛의 커머스 사업 강화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핵심인 오픈마켓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지마켓을 제치고 시장 1위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11번가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상품 카테고리 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지마켓, 옥션에 이어 점유율 3위다.

다른 하나는 직접 매입을 통한 커머스 사업 확대다. SK플래닛은 그동안 직매입을 통한 유통 사업을 펼쳐왔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았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중개 사업 모델이다. 물류 창고는 필요없다. 그러나 커머스 업체가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직접 구입한 후 소비자들에게 다시 판매하려면 자체 물류 센터가 필요하다.

아마존은 직매입을 통한 커머스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회사로 꼽힌다. 로켓배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쿠팡 역시 소셜 커머스를 넘어 직매입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직매입을 통한 유통 강화에 나설 경우 쿠팡은 물론 기존 할인마트들과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SK플래닛이 배송까지 직접 건드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직매입 유통에 확대를 위해 물류 창고 확대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올초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한국존슨앤드존슨과 ‘JBP(Joint Business Plan)'를 체결하고 유아/생활용품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JBP란 유통사와 제조사가 함께 상품 기획, 판매 등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는 기업 제휴 방식이다. 11번가와 한국존슨앤존슨 간 제휴는 베이비 케어, 오럴 케어, 헬스 케어, 뷰티 케어 등 11번가 내 존슨앤드존슨 상품군 판매 활성화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영업계획 수립 및 마케팅 추진 등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11번가는 올해 한국P&G,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등 50여개 주요 브랜드 제조사와 순차적으로 JBP를 체결할 예정이다.

SK플래닛 O2O 플랫폼인 시럽과 11번가 간 시너지도 주목된다. 시럽이 구체적으로 11번가 사업 확장에 플러스 알파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 관계자는 "11번가 판매자들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게 될 경우 시럽과의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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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은 올해 사업 전략은 사업 구조 재편이 마무리되는 3월 이후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유통 업체들은 11번가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SK플래닛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오픈마켓 업계에선 SK플래닛이 SK그룹 관계사들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경우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꽤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