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구매부담 줄여줘야"…임대시장 열리나?

기변시장으로 전환..."새 유통방식 도입해야"

방송/통신입력 :2015/10/01 15:56

단말기 유통법을 시행한지, 만 1년이 지나면서 단말기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더 싼 단말기를 찾아 번호이동에 의존하던 유통시장이 단말기만을 교체하는 기기변경 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실제,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전 인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26.2%에 불과했던 일평균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이 지난 8월에는 절반을 넘어 54.9%까지 치솟았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과거보다 저가 요금제가 늘어나고 투명한 공시를 통해 지원금 차별화가 해소된 데 따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과거 고가요금제에 고가 단말기를 선호하던 통신 과소비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중·저가 단말이나 중고폰 구매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했다.

단말기 유통법 시행 1년, 이처럼 기기변경 가입자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사용자가 단말기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특히 단말기 구입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고가의 단말기를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해외에서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판매방식을 도입해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휴대폰 임대서비를 국내에 도입하거나, 이미 국내에서는 단말기 유통법 위반행위로 유명무실해진 ‘선보상’ 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애플이 중고폰을 반납하고 월 32달러(약 3만7천600원)를 내면 1년마다 아이폰 신제품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통신사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은 각각 월 1~5달러(약 1천100원~5천800원), 5~9달러(약 5천800원~1만600원)를 지불하면 아이폰6S를 약 2년간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6S 64GB의 출고가가 749달러(약 8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새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임대서비스를 도입한 통신사 뿐만 아니라 제조사인 애플까지도 선보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단말기 유통시장의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히, 국내에서도 단말기유통법 도입 이후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 보다 이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 비중을 높게 책정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고가 단말기에 대한 부담으로 중·저가 단말 구입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도 머지않아 이 같은 단말기 구매방식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6S

즉,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현 수준보다 상향 조정하는 것보다는 향후 임대서비스나 선보상 프로그램으로 가입자를 묶어두면서 가입자당 월 평균수익(ARPU)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이미 지난달 9일 기준으로 185만명 이상이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 혜택을 선택했고, 이는 신규 단말기 구매자나 약정이 만료된 이용자들 사이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임대서비스나 선보상 프로그램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얘기다.

다만, 국내에서 선보상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법에서 금지하는 추가 지원금 지급, 특정 요금제에만 변형된 위약금을 약정에 추가했다는 이유로 제재 한 바 있어 이에 대한 제도개선이 먼저 해소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말기를 일정기간 사용하고 난 후 반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주요 고지 의무 역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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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유통법 이후로 고가단말을 구입하기 위해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는 통신과소비 문화가 상당히 개선됐고 중·저가 단말을 구입하려는 합리적 통신소비가 자리 잡고 있다”며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미국에서처럼 임대서비스나 선보상 프로그램이 국내에서도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신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도한 지원금 지급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는 임대서비스로 가는 과도기적 시장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