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 중심주의' 버리고 환골탈태?

사티야 나델라 취임후 '클로스 플랫폼' 전략 구체화

일반입력 :2014/04/04 18:54    수정: 2014/04/04 18:54

황치규 기자

간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 뉴스가 IT 업계의 중심에 섰다. 야심차게 준비한 발표를 해도 약발이 크지 않았던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주목의 지원지는 MS를 상징하는 DNA의 변화다. 변화는 사티야 나델라가 MS 지휘봉을 잡고 나서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나델라 리더십 아래 MS 전략의 무게중심은 빠르게 이동하고 있고, 여기에 대한 주변의 관심도 커지는 양상이다.

변화의 핵심은 윈도 중심주의에서 경쟁사를 아우르는 크로스 플랫폼 지원 체제로의 전환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빌드2014 개발자 컨퍼런스에선 윈도를 넘어 경쟁사 플랫폼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까지 파고들려는 MS식 크로스 플랫폼 전략이 더욱 구체화됐다.

MS 지휘봉을 잡은지 60여일이 지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번 빌드2014를 통해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기기에도 자사 소프트웨어를 확산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MS를 지배했던 윈도 중심주의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여기저기서 연출됐다.

그동안 MS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전략은 대부분 윈도 운영체제(OS) 생태계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다. '윈도만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전략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시장을 휩쓸고, PC밖에서 윈도의 존재감이 추락하면서 흔들릴 것 같지 았던 윈도 중심 주의는 언제부터인가 주주들과 투자자들의 비판에 휩싸였다. 윈도중심주의 때문에 MS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빌드2014를 보면 사티아 나델라 MS는 CEO는 윈도중심주의가 이제 한계에 이르렀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지난주 MS는 애플 아이패드용 오피스를 선보였고 빌드2014에선 아아폰 앱 개발자들을 자사 윈도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로 유치위한 행보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윈도애저를 크로스 플랫폼 지원을 위한 기반 인프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을 만들더라도, 기반 인프라는 윈도애저를 쓸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서명 거래 관리 플랫폼 업체인 도큐사인는 윈도 애저를 활용해 아이폰 앱을 만들었는데, 이 회사 CTO는 MS가 개최하는 컨퍼런스에서 아이폰은 절대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말로 달라진 풍경을 전했다.

MS DNA가 윈도중심주의에서 크로스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계속 목격됐다.

MS는 이번 빌드에서 윈도 소프트웨어를 안드로이드나 애플 기기용으로 보다 쉽게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툴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자마린과의 제휴를 발표했다. 관심이 꽤 컸던 모양이다. 자마린이 차린 부스에는 개발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후문이다.

MS는 기업 사용자들이 문서나 앱을 모바일 기기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공개했는데, 여기에서도 윈도 플랫폼이 깔렸느냐 여부는 변수가 아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심지어 나델라 CEO는 신제품을 시연하기 위해 숙적 애플이 만든 맥(Mac)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아 관심을 끌었다.

MS가 크로스 플랫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윈도OS 전략도 변화에 휩싸였다. MS는 이번 빌드2014에선 스마트폰과 9인치 이하 태블릿에 들어가는 윈도 운영체제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만큼, 무료로 뿌린다고 해서 MS가 금전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징적은 크다. 소프트웨어를 팔아 먹고살아온 MS가 그것을 공짜로 뿌린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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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윈도가 한시대를 풍미하던 황금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2000년대 초반 MS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개발자들의 관심을 몰고 다닌다. MS는 마이너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나델라 CEO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MS를 약자를 의미하는 언더독(Underdog)이라고도 표현했다. 도전자의 마음으로 혁신하겠다고도 했다. 오랜만에 IT업계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MS가 크로스 플랫폼 전략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