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사 해외로 가는 韓SW기업의 도전

투비소프트, 美넥사웹 인수...글로벌 전략 전면수정

일반입력 :2014/01/03 15:44    수정: 2014/01/03 16:08

“작년까지가 투비소프트의 1막이었다면 올해부터 2막을 여는 해가 될 것이다”

기업용 UX·UI 업체 투비소프트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대단히 공격적인 카드를 뽑아들었다. 최근 M&A를 통해 설립한 미국 법인 넥사웹이 해외 사업을 전담하고, 투비소프트는 국내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춘다. 현지 업체를 인수를 통해 현지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국내 SW업체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업체를 직접 인수하는 건 흔치 않은 사례다. 그동안 국내 SW업체의 해외 진출은 지사 설립이나 현지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하는 경우가 주류였다.

그러나 직접 나가는 전략은 여러모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고객과 파트너를 확보하느데 시간과 돈을 쓰다 중간에 체력이 바닥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자 조용히 짐싸 한국에 돌아온 회사들도 수두룩하다.

그런만큼 M&A를 통한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투비소프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특히 넥사웹은 투비소프트에 인수되기전 투비소프트와 치고받던 경쟁사였다.

투비소프트는 넥사웹이 가진 현지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그대로 이어받는 것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비소프트의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3일 투비소프트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넥사웹 인수와 함께 해외 시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투비소프트는 지난달 20일 설립한 미국 법인 넥사웹을 통해 미국 현지 UI플랫폼 회사 넥사웹 테크놀로지의 UI사업부와 일본 자회사 넥사웹재팬를 인수했다.

넥사웹 인수로 투비소프트 전체적으로 해외사업은 넥사웹이, 국내 사업은 투비소프트가 나눠서 맡게 된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는 “넥사웹재팬과 투비소프트 일본 법인을 오는 4월 초 통합할 것이며 미국 법인 넥사웹이 해외사업을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사웹 운영은 철저하게 현지화 전략 아래 이뤄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많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직원을 파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본 적 없다”며 “투비는 M&A를 통해 해외 진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현지 경쟁사를 인수하게 됐으며 넥사웹 운영도 현지 직원 및 경영진이 맡고 미국식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넥사웹테크놀로지에서 발생하는 유지보수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글로벌 고객을 그대로 가져왔기때문에 글로벌 시장에 안정적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넥사웹 테크놀로지는 2000년에 설립된UI플랫폼 업체로 UI사업부분 기준으로 매출은 약 45억, 영업이익 7~8억 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비소프트는 이번 인수에 인수 금액 400만 달러(일본 법인 지분 포함), 운영자금 100만 달러 등 총 500만 달러를 투입했다.

김 대표는 “이정도 규모의 회사를 인수하기 쉽지 않았다”며 “넥사웹 테크놀로지는 투비소프트의 경쟁사였으나 창업주들이 회사를 떠나고 벤처캐피탈에서 운영하면서 R&D가 원활하지 않게 됐고 비즈니스가 취약해 지면서 투비소프트가 인수 협상을 들어갈 수 있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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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소프트는 글로벌 진출에 맞춰 오는 4월 글로벌 신제품 론칭을 계획하고 있다.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기기에서 구현될 수 있게 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표준 개발툴이 그것이다. 송화준 투비소프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TML환경과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을 두 축으로 통합 프레임워크 환경에서 구현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투비가 추구하는 목표며 이미 글로벌 벤더들 보다 기술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김형곤 대표도 “넥사웹 브랜드와 우리 제품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결합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북미시장을 시작으로 일본, 유럽, 아시아까지 오는 17년 까지 단계적으로 글로벌 영업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