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게임 베스트 & 워스트

일반입력 :2013/12/26 11:27    수정: 2013/12/26 11:30

2013년 계사년을 맞아 국내 게임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분위기로 산업의 위축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또 중소게임사들이 무너지면서 곳곳에서 구조조정 피바람이 불었던 반면, CJ E&M 넷마블과 위메이드처럼 트렌드 변화에 성공한 게임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에 ‘베스트&워스트’란 제목으로 올 한해 반가운 소식, 안타까운 소식을 나눠 정리했다.

■국내 게임계를 웃게 한 반가운 소식

‘201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8조8천47억원) 대비 10.8% 성장한 9조7천525억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는 10조원을 돌파하고 2015년에는 12조원에 근접하는 게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온라인게임은 6조7천839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체 게임시자의 69.6%를 점유했고, 모바일게임은 8천9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8.2% 점유율을 보였다. 작년 한국 게임 수출액도 눈부셨다. 26억3천891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1% 증가한 것.

세계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환경 변화가 이뤄졌다. 변화의 기로에서 무너져간 회사가 있는 반면, 이를 잘 극복하고 멋지게 재개한 게임사도 눈에 띄었다. 바로 넷마블과 위메이드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넷마블은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 모바일 게임 1천만 다운로드 행진을 이어가며 온라인게임 부진을 모바일게임으로 대체했다. 이 회사는 지난 24일 열린 ‘2013 카카오 게임대상’에서 게임업계 최다 수상작을 배출하며 국내 최고 모바일게임 전문회사로서 인정을 받았다.

위메이드 역시 ‘윈드러너’, ‘에브리타운’, ‘비행소녀’ 등 다작의 인기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 중 윈드러너는 1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으며, 2013 카카오 게임대상에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나아가 이 회사는 대작과 캐주얼 두 가지 콘셉트로 모바일 게임 조직을 전문화시켜 경쟁력 높은 게임들을 출시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게임 부활도 올해를 빛낸 반가운 이슈다. 올해 NHN으로부터 분사된 이 회사는 국내에서 침체된 온라인 게임 시장을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오스’뿐 아니라 같은 장르의 게임 ‘아스타’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테라’ 이후 부진했던 온라인 게임 실적을 개선했다. 나아가 ‘우파루 마운틴’, ‘포코팡’ 등 다수의 모바일 게임도 히트 시켜 게임계의 부러움을 샀다.

끝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달군 반가운 ‘사건’은 신형 게임기와 대작 타이틀의 출시다. 이 달 17일 출시된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PS4)는 없어서 못 팔만큼 인기가 뜨거웠으며, ‘더라스트오브어스’, ‘GTA5’, ‘피파14’, ‘콜오브듀티: 고스트’, ‘포켓몬스터 X·Y’, ‘몬스터헌터4’ 등 대작들이 연달아 출시돼 콘솔 게임 시장의 부활을 알렸다.

■국내 게임계를 울게 한 안타까운 소식

올해 국내 게임계를 우울하게 만든 가장 큰 이슈는 바로 ‘게임중독법’으로 불리는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이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에 의해 발의된 일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사 매출 1%를 강제 징수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손인춘법’ ▲영세한 콘텐츠 업계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게임 등 콘텐츠 사업자의 매출을 5% 징수하는 ‘박성호법’이 발의돼 몸살을 앓았다.

과도한 규제안이 연달아 발표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회의감에 빠졌다. 양질의 게임을 개발하고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한다는 자긍심을 가졌던 이들이 일순간 마약 제조상과 같은 취급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자괴감에 빠진 것. 나아가 게임중독법은 게임이란 문화의 정체성을 빼앗아가는 악법으로 규정돼 문화·예술계로부터 뜨거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규제가 배경인 다양한 입법 절차로 국내 게임시장이 위축되고, 빠른 트렌드 변화에 많은 중소 게임사들이 무너지면서 우울한 고강도 구조조정 결단이 내려졌다. 칼바람 수준을 넘어 피바람이 불어 닥친 것.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한 게임사로는 엠게임, 드래곤플라이, 엔트리브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손꼽힌다. 이들은 대부분 신작의 부재와 실패, 그리고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영 악화 문제를 겪었다. 특히 드래곤플라이의 경우는 ‘사무라이쇼다운 온라인’ 개발 중단 등으로 인한 부당해고 의혹에 휩싸이며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관련기사

끝으로 성우 출신 방송인 서유리 소속사와 에스지인터넷의 모바일 전문 개발사 팜플과의 법적 공방도 올해 게임계를 우울하게 한 주요 사건 중 하나였다. 지난 9월 서유리 소속사 락키미디어웍스는 팜플을 상대로 9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팜플이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데빌메이커: 도쿄’ 모델료를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당시 팜플 측은 “계약된 내용에 따라 정상 금액을 지불했다”면서 “서유리 소속사 측이 회사에서 욕설과 소란을 피웠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