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이제 부담스러워

일반입력 :2013/07/06 20:16    수정: 2013/07/07 08:23

곧 탄생 5주년을 맞는 애플 앱스토어가 큰 성공을 거뒀지만 과연 사용자들에게 그 광대한 규모의 혜택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IT미디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5일(현지시각) 애플 앱스토어가 성공을 거뒀음을 의심할 수 없으나 그 규모는 개인 앱 사용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5년전 아이튠스 앱스토어는 20가지 항목으로 분류되는 수백개 앱을 품고 개장됐다. 그런데 이 앱스토어는 이제 관리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매주 수천개 신종 앱이 등록돼 여전히 20여가지에 머물러 있는 카테고리에 들어차는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각 영역마다 새로 쏟아지는 앱들이 끝없는 탑처럼 쌓아올려지면서, 실상 개인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제대로 살펴보고 구매하기는 불가능한 모양새다.

여러 분류 항목가운데 '음악' 카테고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앱만 3만 개를 넘었다. 게다가 '엔터테인먼트'로 분류되는 앱은 10만 개가 있다.

이에 오는 10일 앱스토어 탄생 5주년의 이면에는, 대다수 사용자들이 거의 접해보지도 못한 상당수 앱들이 그대로 묻히고 있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애플이 현존하는 단일 앱 생태계 모델로 막강한 성공을 거뒀음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다. 매출가운데 수십억달러를 차지하는 앱 다운로드 500억건 이상의 기록과 더불어 그 존재 자체가 새로운 경제 양식을 일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그 성공의 열매는 고르게 퍼지지 못했다. 일부 앱 개발자들은 수백만달러를 버는 반면 대다수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간 3만5천달러 수입을 얻지 못하는 앱 개발자가 전체 65% 비중을 차지한다. 애플에 등록된 iOS 개발자 수십만명이 만든 앱 가운데 마지막 회계분기중 100만달러 매출을 넘긴 사례는 80건에 불과하다.

그간 앱 생태계 안에서 성공사례의 독식 현상은 달라질 기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앱 마케팅 분석업체 디스티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위 앱 개발자 목록에서 신규 진입한 이들은 전체 명단의 2%에 불과하다.

사실 개발자들 사이에서 불균등한 성공사례 자체는 전혀 놀랍지 않은 일로 평가된다. 이는 앱 관리체제의 부실과 맞닿은 고질적 문제다. 사용자에게 추천 앱(featured apps)이나 인기 앱(popular apps)으로 표시되는 것들은 실제 등록된 앱의 0.5% 미만이다. 나머지는 대중들에게 제대로 노출 한 번 되지 못한 채 묻히는 셈이다.

쏟아지는 '앱 더미 문제'는 사용자 평가 측면으로도 반영된다. 극소수의 인기 앱들은 수백만 건의 사용자 평점을 얻는 반면, 약 70%의 앱은 10건 이하의 평가를 받고, 30% 이상의 앱은 단 한 건의 평가도 얻지 못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어떤 사용자에게 좋아하는 앱이 따로 있더라도, 실제로 쉽게 노출되는 건 인기 앱들이라고 단언했다. 인기 앱은 계속 인기 앱으로 남게 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기존 앱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라도 그냥 파묻히고 만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런 문제가 누군가의 잘못으로 야기된 건 아니라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썼다. 부족한 가시성은 여느 장터 시스템의 기본적인 상태일 뿐이란 지적이다.

5년간 광대하게 성장해온 앱스토어는 어떤 개인 구매자가 제대로 파악하기엔 버거운 상거래 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걸 조장하려 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엄청나게 많은 제품가운데 찾아야 할 것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을 따름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 해법으로 검색이라는 기술을 언급하지만 확실한 묘안은 아닌 듯하다. 문자 기반의 검색 방식으로 수많은 앱 더미 가운데 적절한 것을 찾아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찾으려는 앱이 뭔지 알 수 없다면 상황은 해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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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사용자가 어떤 앱이 필요한지 알고 있는 경우에만 보여주는 방식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아마존 등 쇼핑몰 검색처럼 상품 추천 기법이 동원될 수는 없을까. 알지 못하는 앱을 찾아내기엔 물론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종종 실제 원하는 앱을 갖다주기엔 불충분하다.

앱스토어는 개인을 위한 기술적 해법의 전례 없는 집성체가 됐다. 사용자에게나 애플에게 이는 거대한 자산이다. 하지만 그 성공에도 불구, 탄생 5주년을 무턱대고 기념하기엔 아쉬움이 큰 것으로 묘사된다. 그사이 좋은 앱들이, 앱스토어의 불투명함에 너무나 많이 희생되고 이름없이, 쓸모없이, 버려졌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