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죽은 용산·국전…“차세대 게임기 나와도...”

일반입력 :2013/03/04 08:02    수정: 2013/03/04 08:25

차세대 콘솔 게임기 출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국내 콘솔 게임업계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임을 즐겨할 만한 저 연령층 인구가 감소했고, 모바일 기기 등 기존 게임기를 대체할 만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사람들의 여가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국제전자센터, 용산, 테크노마트 등 게임 소매상들이 밀집한 곳들을 방문 및 전화 조사한 결과 '플레이스테이션4'(PS4), ‘엑스박스720’(가칭)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생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차세대 게임기가 출시될 경우 국내 게임 콘솔 게임 시장도 되살아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소매상들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예단하기 이르지만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먼저 서초동에 위치한 국제전자센터(이하 국전)의 ‘한우리’ 매장의 경우는 국내 콘솔 게임기 시장이 침체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게임 전문 점포들이 모여 있는 국전 9층만 봐도 빈 점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콘솔 게임의 메카로 불리던 국전도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한우리 이남호 매니저는 “콘솔 게임기의 침체는 스마트폰의 영향 등 다양하게 있는데 다시 살아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획기적인 뭔가가 나오지 않고서야 기계가 새로 나온다고 해서 분위기가 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콘솔 게임의 침체 원인을 인구 저하로 보는 소매상도 있었다. 아무래도 젊은층이 게임을 즐기기 마련인데,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새롭게 게임을 즐길 이용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전의 'U' 매장 대표는 “현재 게임 매장은 소매상들이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면서 “콘솔 게임 시장은 매년 15%씩 줄었다고 보면 된다. 게임 시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즐길 어린 연령층이 줄어든 요인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곳에 위치한 윤진한 '베가소프트' 대표는 “신제품이 나온다면 초반 붐은 일겠지만 그렇게 썩 좋은 상황으로 바뀔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차세대 콘솔 게임기에 대한 낮은 기대치는 용산도 마찬가지였다. 용산의 콘솔 게임 대형 업체인 '동서게임' 측은 여성가족부의 규제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동서게임 최경태 과장은 “콘솔 게임 시장이 많이 힘든 이유는 모바일 영향도 없잖아 있지만 여성부에서 만든 규제 법안 또한 큰 문제”라면서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차세대 콘솔 게임기가 나온다고 해서 시장이 크게 되살아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변 테크노마트 소매점인 ‘게임리스트’에 근무하는 이광열 씨는 “차세대 게임 콘솔에 대한 관심으로 조금 상황이 나아질 순 있겠지만 과거 때보다는 덜 할 것 같다”면서 “솔직히 PC나 스마트폰 쪽이 인기다 보니 큰 기대를 갖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조사를 실시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PS4와 엑스박스720 중 어떤 기기의 인기를 더 긍정적으로 전망하는지도 물었다.

이에 대부분의 소매상들은 PS4에 많은 표를 던졌다. 그 이유는 써드파티 게임들이 PS3 쪽이 더 많고, 현재 기기 판매량도 엑스박스360보다 PS3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앞서 차세대 게임기를 먼저 발표한 점도 초반 기선 제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진한 대표는 “PS3와 엑스박스360 판매 비율은 7:3에서 6:4 정도 된다”면서 “엑스박스360의 경우 개조가 많이 돼서 판매량이 별로 좋지 못하기 때문에 차기작 역시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U 매장 측은 차세대 엑스박스에 더 많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PS3가 더 많이 판매되긴 했지만, 기술의 혁신성 면에서 차세대 엑스박스가 PS4를 앞설 것으로 기대했다.

이 매장의 대표는 “이용자들은 전작의 아류작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바란다”는 말로 엑스박스720의 혁신적인 변화에 한 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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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닌텐도 3DS와 3DS XL에 판매량은 ‘동물의 숲’ 타이틀 출시 이후 기기 판매 수치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 결과 확인됐다. 매장에 따라 PS 비타보다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는 곳도 종종 발견됐다.

하지만 닌텐도 ‘위유’(Wii U)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어떻게 전망하냐는 질문에 모든 업체들은 “어려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