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스카이프' 웹앱으로 만든다

일반입력 :2012/04/18 08:17    수정: 2012/04/18 12:42

인터넷전화(VoIP) 스카이프가 웹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건 구인공고 내용 때문이다.

미국 씨넷은 16일(현지시각) MS가 내건 구인공고를 인용 보도하며 사람들에게 스카이프 서비스를 웹앱 형태로 제공할 준비를 하려는 듯 보인다고 추정했다.

최근 회사가 낸 구인공고 4가지중 하나를 보면 '스카이프에서 랑데뷰' 팀이 웹으로 스카이프 경험을 가져올 수 있도록 도와줄 열정적이며 팀워크 지향적이고 스스로 동기부여하는 성향의 개발자를 찾는다며 최신 MS 기술을 사용해 기반 환경에서 출발하는 백엔드서비스 지원으로 기존 스카이프 솔루션을 웹에 통합할 기회를 구하라고 씌어 있다.

■웹앱, 경쟁사 플랫폼-생태계 빗장도 활짝

기존 스카이프가 제공하는 VoIP 서비스를 쓰려면 여러 운영체제(OS)마다 따로 개발해야 하는 '네이티브앱' 형태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네이티브앱과 달리 웹앱으로 한 번 만들면 OS나 단말기 종류와 상관 없이 표준 기술을 지원하는 각 브라우저에서 모두 돌아갈 수 있다. 훨씬 효율적으로 여러 사용자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웹앱 형태로 제공되는 스카이프 서비스는 네이티브앱 설치가 제한적인 구글의 크롬OS같은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크롬OS는 리눅스 커널에 데스크톱용 크롬 브라우저만 얹은 PC용 OS로 사용자가 임의로 네이티브앱을 설치할 수 없게 만들어졌다.

더불어 애플 iOS 앱스토어에 등록하지 않고도 아이패드나 아이폰 브라우저를 통해 스카이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게 된다. 이 경우 애플이 자사 영상통화 앱 '페이스타임'을 키우기 위해 앱스토어에서 유사한 경쟁사 앱을 퇴출시켜도 iOS 사용자들이 계속 스카이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현재 iOS용 스카이프 앱은 애플 페이스타임과 아무런 갈등 없이 공존하고 있다.

■문제는 '코덱'…MS의 선택은

다만 씨넷은 MS가 서비스에 들어갈 기반 기술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구글은 웹기반 채팅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기술 '웹RTC(WebRTC)'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웹표준화기구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이 웹RTC를 표준화하고 있다.

구글은 웹RTC로 화상채팅시 영상신호를 압축하는 기술로 자사가 인수해 오픈소스화한 'VP8' 비디오 코덱을 이용하며 이를 크롬 브라우저에 내장시켰다. 사실 스카이프 앱도 현재 VP8 코덱을 쓴다.

그러나 스카이프가 VP8 코덱을 채택한 시점은 MS가 이 회사를 인수하기 이전 시점이었다. MS가 쓰려는 코덱 기술은 따로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MS가 PC와 모바일용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에서 기본 지원하는 기술은 유료 코덱 'H.264'이다. H.264는 VP8보다 하드웨어 가속 성능과 배터리 소비 효율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MS가 H.264를 놔두고 굳이 VP8로 웹기반 스카이프를 서비스할 유인이 적다는 얘기다.

씨넷 블로거 스테판 섕클랜드는 VP8을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점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지만 아직 범용적인 단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윈도8 메트로스타일 스카이프 나올까

어쩌면 MS는 스카이프 웹앱과 윈도8 메트로스타일 앱을 함께 선보일 계획일 수도 있다. 올초 윈도8 메트로스타일용 스카이프 앱을 만들 사람을 뽑았지만 아직 개발중이거나 공개를 늦추고 있는 듯하다. 데스크톱용 스카이프는 이미 윈도8에서 쓸 수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프는 앞서 1월말께 구인공고를 통해 '윈도 메트로 기반 스카이프' 앱을 만들 사람을 찾았다. 당초 지난 2월말 윈도8 컨슈머프리뷰 공개와 함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게 빗나갔다. 대신 그달 윈도폰용 메트로UI에 맞춘 스카이프 앱 시험판을 선보였고 이달 정식 공개를 예고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실 윈도8 메트로스타일 스카이프 앱을 만들 사람이 컨슈머프리뷰 버전이 나올 무렵인 2월말에야 채용됐기 때문에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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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프의 메트로앱 개발자 구인공고와 MS의 웹앱 개발자 구인공고에서 요구 능력이 약간 차이를 보인다. 웹앱은 HTML와 자바스크립트같은 웹기술만으로 만들 수 있다. 스카이프의 구인공고에는 HTML5와 자바스크립트 외에 씨샵(C#) 언어를 다루는 능력도 언급됐다. 어쨌든 MS와 스카이프가 인수후 스카이프 웹앱과 메트로앱을 함께 개발중이라면 동시 공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윈도8 메트로 앱과 호환될 윈도폰8용 스카이프가 등장할 수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도 지난 2월말 자사 채팅서비스 '챗온'을 데스크톱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웹앱 베타 버전으로 내놨다. 원래 챗온은 삼성전자가 만든 모바일기기 사용자들끼리 인터넷접속을 통해 문자와 이미지를 주고받는 서비스다. 웹앱이 나오면서 일반PC 환경에서도 이를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서비스에 화상채팅 기능이 없기에 웹RTC 기술이 동원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