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랜선 없는 무선시대 열린다

일반입력 :2012/01/25 11:17    수정: 2012/01/25 11:28

데이터센터 관리자의 한숨을 부르는 복잡한 네트워크 케이블이 사라질 지 모른다. 무선네트워크의 발전에 따라 데이터센터 서버를 무선망으로 연결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스토리지 등으로 구성된 하드웨어 박스의 집합체다. 모든 하드웨어는 반드시 유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정보를 교환한다. 때문에 랙 앞뒷면과 데이터센터 천장, 바닥은 케이블로 가득 찬다.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액세스-애그리게이션-코어 등의 3단계 구조를 갖는다. 각 랙마다 스위치가 장착되고, 이들을 모아주는 애그리게이션 스위치, 다시 이를 하나로 묶어 통합하는 코어 스위치 등이 존재한다.

이같은 네트워크 구조는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지면서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을 연결하는 케이블 무게만 수톤에 달한다. 혹자는 데이터센터 구성을 변경할 때 케이블 연결 지점을 찾기 힘들어, 아예 잘라버린다고 할 정도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60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무선 네트워크 활용방법이 연구중이다. 이는 당초 고용량 데이터 전송을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서버 박스 통신 처리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와이기그로 데이터센터 서버 연결

미국 워싱턴 대학교와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는 데이터센터 내부 네트워크를 60GHz 포인트투포인트(P2P) 무선링크로 구성하는 연구를 1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컴퓨팅학회의 데이터통신분과 2011년 컨퍼런스에서 처음 공개됐다.

와이기그(WiGig)로 알려진 이 기술은 60GHz대를 사용해서 HD(고화질) 콘텐츠 등의 대용량 파일을 가전, 휴대기기, PC등에 고속으로 무선전송하기 위한 것이다. HDMI 케이블을 대체하는 용도다. 기존 무선 LAN보다 10배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전송거리는 10m 정도다.

와이기그는 현재 와이파이에 사용되는 2.4GHz 주파수와 802.11b/g 표준보다 80배의 대역폭을 결합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책임질 잠재력을 갖는다.

워싱턴 대학교와 MS 연구진은 IEEE 802.11ad/와이기그 표준을 발전시키는 기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HXI란 이름의 시제품은 385Mbps~6.75Gbps의 대역폭을 소화한다.

연구진은 ‘플라이웨이(Flyway)’라 이름 붙인 P2P 링크 기술로 랙을 연결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플라이웨이는 TOR 스위치에 플러그인돼 랙 내부 노드 연결과, 랙과 랙 간 연결을 처리한다. 이는 데이터센터 케이블을 모두 대체하는 건 아니며, 무선네트워크로 유선 링크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

HXI 라디오와 고정빔 지향성 안테나는 랙 위에 붙는다. 기본적으로 서버-서버 통신을 담당하는 애그리게이션 레이어 역할을 담당한다.

■무선네트워크가 데이터센터서 주목받는 이유

기존과 같은 IT인프라 활용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네트워크 과부하를 일으키지 않는다. 어느정도 트래픽 수요를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SNS와 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의 증가로 데이터센터로 몰려드는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가 지난해말 발표한 트래픽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트래픽은 2015년 4.8제타바이트(ZB)로 2010년보다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5년 데이터센터 트래픽 76%는 가상 머신(VM) 간 워크로드 마이그레이션, 백그라운드 기능 구동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내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네트워크 트래픽의 변화다. 과거의 네트워크 트래픽은 서버-스토리지라는 남북형(상하)이 대부분이었다. 갈수록 트래픽의 방향이 남북형에서 동서형으로 바뀌고 있다.

MS와 연구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디자이너들은 네트워크를 실제보다 조금 부족한 용량으로 확보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가비트이더넷(GbE)의 톱오브랙(TOR)스위치 사용 비율은 서버 4대당 1대 정도(40대 기준)다. 이들은 다시 10기가비트이더넷(GE) 스위치로 모이게 된다.

이같은 전통적인 네트워크 구성은 남북형 트래픽 처리에 무리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서버와 서버끼리 통신하는 동서 트래픽은 워크로드 분배 과정에서 TOR스위치를 빠르게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네트워크는 갈수록 커져야 하며,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고정적인 네트워크 구성으론 적절히 대응할 수 없다는 건 네트워크 업계의 중론이다. 시스코, HP, 주니퍼, 브로케이드 등이 유연성과 아키텍처 단순화를 목적으로 패브릭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두와 함께 데이터센터는 더 많은 네트워크 장비를 필요로 한다. 이는 하드웨어 구입비용 뿐 아니라, 전력 소비와 관리 비용도 늘어나게 한다. 조금씩 데이터센터 환경을 바꿔가는 점진적인 업그레이드도 방해한다.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데이터센터 스위치의 일정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면, 이같은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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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이 기술을 자사의 데이터센터 환경에 적용해 실험중이다. MS는 10개의 랙, 16개 서버 배열에 와이기그를 적용했다. 각 서버는 네트워크 핫스팟을 가지며, 무선 백업 대역폭은 오직 랙과 랙을 넘나드는 홉 중 몇 개에 불과하다.

논문에 따르면, P2P 링크 무선망은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95%를 소화할 수 있다. 트래픽 워크로드는 45% 감소된다. 적은 수의 네트워크 장비를 활용해도 되며, 전체적인 에너지 소모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