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자유로운 가상서버를 잡아라

일반입력 :2011/06/09 11:06    수정: 2011/06/09 17:11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기술경쟁이 가상서버 관리로 옮겨붙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가상화에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단순화하기 위한 아키텍처 싸움이 1차전이었다면, 2차전은 가상서버를 얼마나 제대로 관리하느냐다.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는 서버와 스토리지를 연결하고, 외부와 내부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동안 네트워크 장비는 빠르고, 안정적이면 부족할 게 없었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은 네트워크의 역할 자체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단, 전과 달리 복잡하고 고도화된 기능을 요구한다. 복잡한 네트워크를 쉽게 관리하기 위한 매니지먼트 SW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선두는 시스코시스템즈다. 경쟁사보다 훨씬 빠르게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다양화한 시스코는 VM웨어와 협력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경쟁사들이 네트워크 가상화와 매니지먼트SW 개선에 나서면서 네트워크 솔루션 2차전이 불붙었다.

■가상서버 모니터링, 네트워크 관리자는 피곤하다

서버 가상화는 수십 수백개의 가상머신(VM)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각 VM마다 스위치 포트를 붙여줘야 하고, 보안설정을 넣어야 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VM은 사용여부에 따라 생멸을 되풀이하는데, 셀프서비스란 특성과 맞물려 네트워크를 그때마다 대응하도록 만든다.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질수록 그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뿐 아니라 VM은 물리적인 서버를 수시로 이동한다. 리소스가 더 여유로운 서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VM모션, 혹은 V모션이라 부른다. VM과 VM 간에 발생하는 수평적인 통신이다. VM 이동 시 네트워크 설정은 따라가지 않는다.

이를 위해 IT관리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V모션 발생시마다 IP주소와 보안정책을 새로 할당해야 한다. 하나라도 놓치면 그순간 서비스 중단이다. V모션에 포함된 VM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나 데이터베이스(DB)라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서버 시스템은 V모션시 자동으로 네트워크를 설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VM웨어 ESX에서 V스위치 기능을 활용하는 게 그 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스템센터도 있다.

문제는 서버, 스토리지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 담당자들이 네트워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이다. 결국 네트워크 담당자에게 넘기게 되는데, 반대로 네트워크 담당자들은 서버 시스템을 모른다. V모션에 대한 책임 공백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에 네트워크 업계는 V모션에 따른 IP할당, 보안설정 등을 스위치에서 수행하도록 하는 대안을 내놨다. 네트워크 관리SW가 이 기능을 제공한다. 시스템과 스위치를 연동시켜 VM과 가상 네트워크 모듈이 함께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다.

■시스코 대항마, 출시 봇물

가장 앞서 가상화에 대응한 네트워크 업체는 시스코시스템즈다. 시스코는 넥서스1K란 SW 스위치를 출시하면서 VM웨어 ESX의 V스위치기능을 대체하도록 했다. VN태그, VN링크를 통해 V모션에 따른 네트워크 설정을 자동화하고, 모니터링을 지원하도록 했다.

시스코의 네트워크 가상화 관련기술은 IEEE 802.1Qbh로서 표준화작업이 진행중이다.

함께 진행되는 표준화 작업이 더 있다. 시스코 외에 경쟁업체들이 지지하는 표준으로 IEEE 802.1Qbg다. 일반적으로 VEPA(Virtual Ethernet Port Aggregator)라고 불린다.

시스코의 Qbh와 달리 Qbg는 실제 제품으로 나온 곳이 드물었다. VLAN 표준인 802.1Q는 모든 업체가 지원하지만 매니지먼트를 위한 도구는 없었던 것이다. 아리스타 정도가 거의 유일했다.

최근 들어 알카텔루슨트는 옴니스위치 6900를 출시하면서 버추얼네트워크프로파일(vNP)란 기능을 선보였다. 데이터센터에 추가, 이동, 변경되는 VM을 위한 네트워크 설정 자동화 기능이다. 매니지먼트SW로 출시된 옴니비스타 2500VMM이 하이퍼바이저와 연동돼 V모션 자동화를 지원한다.

이는 Qbg에 바탕을 둔 기술로 옴니비스타2500VMM을 VM웨어, 하이퍼V, 젠서버, KVM 등과 통합할 수 있다.

이무범 한국알카텔루슨트 이사는 “아직 Qbg가 표준화를 마무리한 것은 아니지만 선제적으로 나서 구현하기로 한 것”이라며 “VM웨어뿐 아니라, 대부분의 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해 관리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브로케이드는 지난달 클라우드플렉스 아키텍처를 공개한면서 네트워크 가상화 매니지먼트를 위한 대응방향을 내놨다. 특이점은 독자적인 SW를 내놓지 않고, 오픈스택과 오픈플로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오픈스택이란 리눅스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용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다. 미항공우주국(NASA), 랙스페이스, 델, 시스코, 시트릭스 등 60여개 IT업체가 참여중으로 오픈소스 기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오픈스택의 여러 프로젝트 가운데 브로케이드는 매니지먼트 부분을 채용하기로 했다. 각종 네트워크 가상화 관리를 오픈스택 기반으로 꾸려 어떤 업체의 서버, 스토리지와 호환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프로비저닝은 오픈스택처럼 진행중인 오픈플로를 활용한다.

클라우드플렉스 아키텍처는 개방형 체제로, 분산형 가상화 데이터센터를 통제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브로케이드는 이를 위해 '패브릭', ‘세계화’, ‘오픈’ 이란 세부분을 강조했다. 이중 오픈이 관리, 프로비저닝, 통합을 위한 프레임워크에 해당된다.

아직 제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네트워크가 가야할 또 다른 방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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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브로케이드코리아 상무는 “어댑터와 하드웨어 스위치. 서버에 10기가급 인터페이스를 꼽아도 완전한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완벽한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출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 인프라는 여러 제조업체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매니지먼트 SW가 제각각이어서 통합매니지먼트가 안 된다”라며 “오픈스택을 통해 개방형 표준에 의한 제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