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스크린 서비스, 지상파가 발목”

일반입력 :2011/07/14 17:16    수정: 2011/07/15 09:43

정현정 기자

“이용자들은 이미 N스크린 환경을 즐길 준비가 돼 있지만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이 아직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14일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가 스마트미디어센터에서 ‘N스크린·클라우드 시대의 콘텐츠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제7회 디지털미디어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서 N스크린 환경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현대원 교수는 “모바일 기기 보급이 확대되고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으로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로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N스크린 서비스를 위한 하드웨어 플랫폼은 갖춰졌지만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단에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디어사업자를 중심으로 N스크린을 표방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메이저 콘텐츠 사업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저작권 확보가 어려워 서비스 활성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현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직접 ‘한국판 훌루’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전체적인 미디어 환경 측면에서 결코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난맥상을 해소하기 위해 현 교수는 “생태계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며 “지상파의 콘텐츠 유통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킬러콘텐츠를 가진 지상파3사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수 밖에 없지만 이들 방송사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 교수는 “소비자들의 미디어 이용행태가 변하고 있지만 지상파3사는 온라인 유통을 위한 표준조차 마련해놓지 않았다”면서 “공급자들이 빨리 인식을 바꿔 소비자들의 이용행태 변화를 읽고 제작과 유통 단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에 대한 지상파들의 태도도 꼬집었다. 최근 미디어 환경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저작권의 중요성이 커지고 지상파를 중심으로 불법 저작권 유통에 대한 강력한 규제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 교수는 “우리나라 지상파는 블로그에 올린 드라마 캡쳐 사진 한 장도 제재하려한다”면서 “지상파는 만들어진 콘텐츠로 수익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저작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준범법자 취급하는 게 과연 맞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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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사의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유튜브에 공개하는 영국 BBC의 사례를 소개하며 더 큰 시장을 만드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K-POP 열풍은 유튜브를 통해 자유롭게 콘텐츠가 공유되고 이용자들이 이를 퍼나르면서 어마어마한 시장이 형성된 사례”라며 “소비자들이 생산과 유통의 동반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