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황금시간대 없어진다

[콘텐츠2.0]한국IT의 부활 시나리오 '콘텐츠'

일반입력 :2011/03/01 10:11    수정: 2011/03/01 14:05

정현정 기자

TV시청 이용패턴이 개인화·이동화 되면서 ‘황금시간대’라는 표현은 더이상 의미가 없게 됐다. 본 방송을 반드시 챙겨보자는 ‘본방사수’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젊은층으로 갈수록 편한 시간에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시청하는 경향이 크다. 최근에는 디지털케이블TV와 IPTV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젊은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서도 '다시보기'를 통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현상이 자연스러워졌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보급이 확대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방송 콘텐츠를 시청하고자 하는 욕구를 반영해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N스크린’ 관련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방송은 더욱 ‘개인맞춤화’ 되고 있다.

이처럼 방송에서 ‘편성’이 갖는 의미가 흐려지면서 개별 콘텐츠가 갖는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똑똑해진 TV…황금시간대 붕괴 앞당긴다

디지털케이블TV와 IPTV를 통해 양방향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TV다시보기 서비스인 VOD와 예약녹화 기능인 PVR(Personal Video Recorder) 등 관련 서비스도 확산 추세다.

TV의 스마트화에 가장 먼저 앞장 선 건 케이블TV다. 티브로드, CJ헬로비전, 현대HCN 등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객들의 VOD 수요가 확대되면서 매출 등에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디지털케이블TV ‘헬로TV’의 VOD 이용 가구율이 70%를 넘어섰다. VOD 이용 가구율이란 한 달에 한번이라도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 비율로 한 달 동안 10명 중 7명이 VOD를 이용하는 등 시청자들의 VOD 이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5년 헬로TV 출시 후 1년간 13%에 머물렀던 VOD 이용 가구율이 2008년 49%, 2009년 62%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데 이어 지난해 70%를 넘어서며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씨앤앰 역시 지난해 VOD 매출과 VOD 총 이용건수가 전년 대비 100% 가까이 성장했다. 2009년부터 VOD 총 이용건수는 분기별로 평균 20%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매분기별 VOD 총 이용건수도 3천만건을 넘어섰다. 씨앤앰은 가구별로 매월 평균 15편 정도 VOD서비스를 이용하고, 6편 정도의 유료VOD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김준환 CJ헬로비전 콘텐츠사업팀장은 “VOD 서비스 이용가구율 70% 돌파는 TV시청 행태가 실시간 방송에서 벗어나 VOD 시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라며 “우수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수급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길 원하는 고객들의 적극적인 시청행태에 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스마트TV 도입이 활발해지면 이런 추세는 더욱 급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N스크린' 시대 개화…손 안의 TV '성큼'

TV·PC·스마트폰·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끊김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는 'N스크린' 서비스의 활성화도 방송의 개인화 추세를 앞당기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TV셋톱박스 기능을 스마트폰에 탑재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도 TV 서비스가 가능한 스마트폰 기반 N스크린 서비스 ‘갤럭시S 호핀’을 내놨다.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도 IPTV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IPTV 서비스와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포털업체인 KTH의 ‘플레이’는 콘텐츠 사업을 기반으로 1만 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고 영역을 확장 중이고,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비전도 지난해 7월 60개 실시간 방송채널을 서비스하는 웹TV ‘티빙’을 출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으로 스크린을 확장 중이다.

이처럼 국내외 방송·통신·인터넷사업자부터 TV제조사들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보유한 플랫폼의 장점을 살린 N스크린 서비스를 출시하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TV와 PC,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TV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플랫폼 작아지고 콘텐츠는 '꿈틀'

이 같은 추세가 반영되면서 전통적인 강자인 지상파 방송사 등의 ‘편성’ 파워가 점차 무력화 되면서 TV 시청 환경이 공급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플랫폼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때문에 콘텐츠가 가진 자체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것이 ‘슈퍼스타K2’ 의 성공신화다.

엠넷미디어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시즌2’는 지난해 방송시장의 핫이슈였다. 지상파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케이블TV 프로그램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방송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은 신드롬이라고 불릴만했다.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 마지막회는 최고 평균 시청률인 18.1%를 기록했다.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TV에서 황금시간대가 아닌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기록이라 할 만하다.

이후 슈퍼스타K는 ‘티빙’에 독립 채널을 론칭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 되는 등 다양하게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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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본방송에서 시청률로 호응을 얻지 못한 프로그램들이 VOD를 통해 뒤늦게 인기를 끌고 일반인이 제작한 UCC가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타는 일도 심심치않게 벌어지고 있다.

TV 등 전통적인 플랫폼의 힘보다 근원적인 콘텐츠의 경쟁력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