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게임이 왜 겨울에 나와 가지고...'데드스페이스2'

일반입력 :2011/01/31 12:08    수정: 2011/01/31 13:42

김동현

많은 이용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일렉트로닉아츠(EA)의 공포 게임 ‘데드스페이스2’가 지난 27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호평 받은 전작 출시에서 약 1년 반 만이다.

이번 신작은 정신 공항 상태로 ‘스프럴’ 우주도시로 흘러 들어온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시무라호’ 사태에서 겨우 생존했지만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는 그다.

그는 ‘스프럴’에서 발생한 사태가 자신이 ‘이시무라호’ 사태의 연장선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신을 괴롭히는 여자친구 ‘니콜’의 환영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게 된다.

더욱 잔인해진 네크로모프(Necromorph)은 시종일관 ‘아이작’의 숨통을 멈추게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알 수 없는 정부의 행동으로 도시는 고립되어 간다.

과연 ‘아이작 클라크’는 ‘니콜’의 환영과 자신을 죽이려는 정부 인사, 그리고 네크로모프의 공격을 피해 이 사태의 원흉인 ‘마커’를 부술 수 있을까.

■다시 시작된 악몽…

이번 신작은 전작이 가졌던 공포의 개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잔인한 연출은 더욱 강화됐으며, 몇 번을 즐겨도 이용자에게 공포감을 전달하는 연출이 더해져 기대작다운 면모를 느끼게 해준다.

전작이 ‘이시무라호’와 행성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그렸다면 이번 ‘데드스페이스2’에서는 그보다 몇 배가 커진 ‘스프럴’이라는 우주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는 전작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생존자이면서도 매일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인물. 그는 몇 년이 지났음에도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를 괴롭히는 것은 ‘이시무라호’에 탑승한 것을 기뻐하던 여자친구 ‘니콜’의 환영이다. ‘니콜’은 끊임없이 ‘아이작’에게 죽음을 강요하면서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든다.

실험체로 잡혀 있던 ‘아이작’은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으로 인해 실험실을 도망치게 되고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던 네크로모프를 대면하게 된다.

■전작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이번 신작은 전작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인 공포 코드를 잘 살리면서 극한의 생존의 묘미를 극대화 시켜 이용자로 하여금 ‘으악!’이라는 비명을 절로 지르도록 한다.

실제로 기자가 접해본 ‘데드스페이스2’는 생각보다 무서웠고, 초반부터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드라마는 이런 공포감을 극대화 시켜주는 역할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천장, 바닥, 창문, 실험관 안가리고 무지막지하게 나오는 네크로모프는 예전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 초반에 느낀 공포감에 맞먹는 스릴과 함께 저절로 손에 땀이 흐르게 만들어줬다.

또한 스토리 라인을 살린 연출 기법은 더욱 정교해졌다. 일부 신에서만 나왔던 부분들이 이번에는 여러 장면에서 다채롭게 사용되고 있다.

360도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부양 연출도 만족스럽다. 전작에서는 특정 조건에서만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여러 스테이지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며, 부양감도 꽤나 좋아 익숙해지면 매우 재미있는 공간이 된다.

메인 무기인 플라즈마 커터는 여전히 잘라내는 재미를, 새로운 신규 무기 자벨린 건은 적을 구속 시킨 후 괴롭히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 외에도 다수의 무기가 개선, 추가됐다.

다만 보스전 난이도는 기대 이상이므로 초심자들에게는 꽤나 많은 좌절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중반부터는 정말 사람 잡는다는 표현이 생각날 정도다.

■'인간은 우리 먹이'… 네크로모프가 돼 보자!

이번 신작에는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던 멀티플레이 모드가 더해져 있다. 이 모드는 게임 내 팩, 러커, 스피터, 푸커 등 총 4마리의 네크로모프를 선택해 인간에게 대항하는 내용이다.

싱글 플레이에서는 주인공의 무차별 무기에 의해 사정없이 죽어나가는 존재이지만 이 멀티플레이에서는 기존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전달해주는 캐릭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특히 네크로모프들은 기존 인간들이 갈 수 없던 지형을 이용하거나 색다른 기술을 통해 그들을 괴롭힐 수 있다. 이 기술들을 조합하면 훨씬 빨리 인간을 제압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맵에 따라서 특정 네크로모프들은 좀 불리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기존 싱글 모드에서 느껴보지 못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꼭 한 번 이상은 즐겨보는 것이 좋다.

특히 ‘탈출’ 미션에서는 후반부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인간과 사방을 뚫고 등장해 인간을 기습하는 네르로모프의 처절함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다.

■하필 공포 게임이 겨울에 나와 가지고…

플레이스테이션3용 ‘데드스페이스2’는 위(Wii)용으로 출시됐지만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안타깝게 사라진 ‘데드스페이스 익스트렉션’이 포함돼 있다.

이 게임은 전작 ‘데드스페이스’에서 여자친구 ‘니콜’의 구조신호를 받고 ‘이시무라호’로 떠나는 ‘아이작 클라크’가 행성에 도착하기 전 몇 시간의 상황을 다뤘다.

건 슈팅이라는 간단한 구성이기 때문에 동작인식기기 ‘플레이스테이션 무브’가 있다면 더욱 신명나게 즐길 수 있으며, 2인 플레이도 지원하므로 가볍게 접하기에도 좋다.

Wii 버전보다 향상된 그래픽과 부드러운 프레임이 나오기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3 버전을 구매한 이용자는 꼭 해봐야 한다. 물론 따로 설치해야 한다.

이 외에도 ‘데드스페이스2’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그래픽과 다소 단순하다고 느껴지는 멀티 플레이 모드, 그리고 한글화 여부가 매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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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충실해 보이는 가이드북이 제공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해소는 되지만 이정도 대작이 한글화가 되지 않고 나왔다는 건 이용자 입장에서는 억울하지 않을까.

그래도 ‘데드스페이스2’는 충분히 구매할만한 가치가 있는 타이틀이다. 겨울에 나와서 좀 그렇긴 해도 추운 겨울에 즐기는 낭만이 넘치는 공포 게임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