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팜 "몸값 떨어질라"···핵심인력 이탈에 '긴급처방'

일반입력 :2010/04/19 10:12

이재구 기자

아이폰에 추월을 허용한 미국 스마트폰 2위업체 팜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온 가운데 상황이 더욱더 꼬여만 가고 있다. 베스트셀러인 팜프리를 만든 핵심브레인 마이클 애버트 팜 SW담당수석부사장이 회사를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탈이 이어질 경우 사실상 껍질만 남게 될 회사를 제값에 인수할 기업은 없다. 이에따라 팜은 매물시장에서 회사의 몸값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핵심인력단속이라는 긴급조치를 발동했다.

씨넷,엔가젯 등은 18일(현지시간) 팜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인력이 이탈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핵심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임원유지계획(executive retention)가동'이라는 긴급처방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애버트가 떠난 팜, '추가 임원 이탈 막아라'

팜이 핵심인력의 탈출을 위한 긴급조치까지 가동하게 된 것은 이 회사 최고 개발 브레인인 마이클 애버트 수석부사장의 이탈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회사의 간판이라 할 핵심브레인인 마이클 애버트 수석SW부사장이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엔가젯에 따르면 팜은 지난 16일 미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애버트의 이탈이 충격을 주는 것은 그가 핵심개발자로서 팜을 대신해 수없이 많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팜의 운영체제(OS)인 ‘웹OS’초기부터 이를 소개해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팜에서 그의 공식위치는 ‘웹OS와 애플리케이션플랫폼과 서비스개발자’를 이끄는 것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 자극받은 때문일까? 팜은 핵심인력 이탈을 막기위한 긴급처방에 돌입했다.

별도의 유관 보고서에 따르면 팜은 수석임원들에게 회사에 2년간 머문다는 조건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글로벌사업담당부사장에게 현금 25만달러를 포함한 인센티브를 지불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SEC에 공식적으로 제출된 서류상의 인물인 제프 디바인 공급망 책임자, 더그 제프리 최고재무책임자(CFO) 외에 누가 임원유지계획에 따라 팜에 남도록 권유받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팜의 웹페이지에는 애버트를 제외한 8명의 개인이 경영진으로 올라있다.

■팜 인수를 노리는 업체들의 선택은?

팜이 지난 달 나온 실적발표 이래 점점더 어려운 상황에서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초 이 회사가 레노버,HTC,화웨이 및 다른 가망고객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팜은 지난해 스마트폰 `팜프리'(PALM PRE)를 출시하면서 애플 아이폰의 대항마로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하락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실리콘밸리 머큐리뉴스닷컴 등은 팜이 지난 주 최근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 등을 선정하고 매각 협상 절차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팜의 인수에 관심을 보인 회사로는 노키아와 HTC, PC 제조사인 레노보와 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약 10억달러 규모의 시장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웹OS와 팜 제품의 인지도 때문이다. 웹OS 소프트웨어의 활용도가 크고 팜의 인지도가 높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 인수 시 전략적으로 가장 큰 시너지를 볼 수 있는 업체로 모토롤라와 노키아를 꼽은 바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팜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팜웹OS를 소유할 경우 모토롤라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은 장기적으로 더욱 방어적이고 독자적인 지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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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팜을 인수할 경우 현재 심비안 OS를 사용하는 노키아 스마트폰에 팜의 웹OS 기반 기기까지 추가하면서 제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밖에 블랙베리 제조업체 리서치인모션(RIM)과 대만 업체 HTC도 전략적으로 적합한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