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그 첫걸음…회사명-아이템 작성하기

[김형민의 창업공학⑦] L(Laws & Regulations) 1편

전문가 칼럼입력 :2018/04/23 11:12    수정: 2018/04/25 14:47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예비 창업자들이나 초기 창업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창업을 잘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을까요?"란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질문에 대해 가장 적절한(정확한 답을 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생각한 것이 ‘스타트업, 창업 공학’이다.

LINC는 ‘쪼개고 정복하라!! (Divide & Conquer!!)’를 기본 콘셉트로 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쪼갤 수 있는 범위까지 문제를 단순화하고 가장 단순화 된 문제들을 하나씩 역으로 해결해 가면 종국에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하였다. LINC의 첫번째 구성 요소 중 L(Laws & Regulations)과 관련해 연재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림1) LINC의 구성요소

‘창업’의 사전적 의미는 회사나 사업을 개시하는 것을 의미하고, 기업적 의미로는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크게 개인기업과 법인기업으로 나뉘는데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 검색을 한번만 해 봐도 쉽게 알 수가 있으므로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본 컬럼에서는 법인기업의 경우를 대상으로 연재해 나가고자 한다.

‘모의창업’을 강의하면서 각자 가상으로 창업을 한번 해 보도록 하고, 다음의 4가지를 주문한다. 1. 회사명, 2. 아이템, 3. 자본금, 4. 창업멤버(팀)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회사명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는 창업을 하기 위한 기본 구성요소에 해당한다. 비록 가상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4가지를 작성해보는 것은 창업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내딛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림2) 창업의 첫 단계

회사이름(社名)’은 회사의 첫 인상이며 회사 설립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좋은 이름을 작명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혹은 하루 이틀 고민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글로벌 검색 업체 구글의 이름에도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1997년에 구글닷컴을 인터넷 도메인으로 등록했다. 당초 생각했던 이름은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구골’(Googol)로 이것이 마음에 들어 구골을 등록하려 했다. 인터넷으로 무한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이들의 목표와도 일치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수표를 써 주던 한 투자자가 실수로 적은 ‘구글(Google)’이란 단어가 더 마음에 들었던 두 창업자들은 회사 이름을 바꾸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회사 이름 구글은 우연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의 이름이 좋은 것일까? 정답이야 없겠지만 3가지 정도를 고려하라고 얘기한다. 첫째, 부르기 쉽고, 들었을 때 기억하기 좋아야 한다. 회사의 이름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 회사의 얼굴이고 상징이다. 사회적인 상호 관계에서 첫 인상(우리가 소위 선입관이라고 부르는)은 두 사람의 관계에 80%의 영향력을 끼치며, 이 첫 인상이 결정나는 시간은 불과 3초이다. 즉, 두 사람이 서로 명함을 교환하면서 각기 이름을 주고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략 3초인데 이 시간 동안 우리의 뇌는 부지불식간에 각기 상대방의 첫 인상을 평가하는 동시에 선입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처음 들었을 때의 회사이름이 바로 그 회사의 첫 인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회사의 이름은 좋은 첫 인상을 주어 좋은 영향력을 끼치게 할 뿐만 아니라, 창업 이후에도 홍보와 마케팅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두번째,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들어가 있는 이름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이름을 검토해야 한다. 창업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고, 어떤 회사를 만들어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꺼번에 모든 것을 회사이름에 다 담으려고 하면 더 힘들어진다. 생각나고 연관되는 여러 단어들 중에서 가장 적합한 용어를 선택하고 조합하면 된다.

세번째,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이름이 좋다. 고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너무 장난스러워도 안된다. 물론 사업의 영역에 따라 통통 튀는 회사이름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특정 분야에서 국한되는 사례일 뿐이지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런데 많은 시간을 고민해서 좋은 회사명을 만들었다고 해도 누군가 먼저 그 이름을 선점하고 있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거다. 그래서 회사이름을 작명할 때 다음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우선 회사의 상호 표기 원칙은 한글표기를 기본으로 한다. 당연히 타인이 등기한(선점한) 상호는 동일한 특별시ㆍ광역시ㆍ시ㆍ군에서 동종영업의 상호로는 등기가 불가하고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도 불가하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의 본점 소재지 관할 등기소에서 유사 상호를 검색해 보는 것이 가능하니 회사이름을 사전에 검색해 보는 것이 낫다.

아이템’은 ‘창업 아이디어의 아이템화 전략’ 컬럼에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간단히 되짚어 보면,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거나 개선하는 아이디어, 기존 제품들을 조합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아이디어 등, ‘아이디어’ 자체는 추상적이고 실체가 없다. 이를 조사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단계에 이르러 나오는 것이 바로 아이템이다. 아이디어를 아이템화 했다는 자체로 상당부분 창업의 준비 절차를 이미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검증된=준비가 많이 된)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시작하는 것은 ‘실패를 줄이는 창업’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림2) 적정한 자본금

기업의 설립 ‘자본금’은 과거와는 달리 최소 납입 자본금의 상한제가 없어졌다. 물론 일부 업종은 관련법상 별도로 최소 자본금의 규제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국내외 여행업은 1억원 이상의 최소 납입 자본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업 초기 설립할 시점에 적정한 자본금은 얼마인가?’ 라는 질문이 이제는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적정 자본금의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자금소요계획(사업계획서가 필요한 이유 중에 하나다)에 의거하여 다음 자금조달 시점까지의 필요한 자금만큼은 되어야 한다. 다음 자금 조달 시점이라 함은 여러 의미가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매출을 통하여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의 영업이익이 실현되는 것이다. 그 이외에도 외부의 투자나 국가의 지원, 더 나아가 금융융자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금융융자를 통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이디어를 아이템화 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는데, 아이템에 따른 적정한 자본금을 준비하는 것 역시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내용이다. 다시 말하지만 창업자가 유용할 수 있는 자본금에 맞춰서 창업 아이템을 선별하고 창업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창업하기로 준비한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따라 자금소요계획을 작성해 보고 다음 자금 조달 시점까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최초 납입 자본금으로 준비하여야 하는 것이다. 막상 창업을 하면 애초에 생각하고 예상한 자금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는 것을 경험해 볼 것이다. 창업자가 항상 고민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LINC의 구성 요소 중 I(Investment & Financing) 과정에서 보다 소상히 논의해 보자.

마지막으로, 창업멤버’도 자본금과 마찬가지로 인원제한이 없어져서 1인 법인설립이 가능하다. 주위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은 거의가 다 1인 기업이다. 아무래도 창업의 준비기간이 그리 길지 않고 소규모의 소상공인 창업이나 아이디어 관련 창업을 준비 중인 창업자들이 대부분이라서 팀을 결성할 만큼 사업적으로 필요하지 않거나 팀을 결정하는 그 자체로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앞선 컬럼에서 언급하였지만, 1인 기업의 가장 큰 강점은 사업적인 의사의 빠른 결정과 이에 따른 신속한 시장 대응이다. 그런데 혼자서 다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사업의 긴 여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을 혼자서 극복해 나가는 것보다 같이 극복해 가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한 사람의 열발자국보다 열 사람의 한발자국’이 협업의 기본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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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멤버는 동업자가 될 수도 있고, 창업 시점에 합류하는 직원이 될 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 팀멤버가 되는지는 결국 자본금을 결성할 때 참여하는지(주주인가) 아닌 지에 따라 동업자와 직원의 형태로 달라지겠지만, 어떤 형태가 되든 사업의 목표 지점을 같이 바라보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의 첫 걸음은 회사를 설립하기에 앞서 창업자의 경영 철학이 담긴 회사이름과 오랜 기간의 검증을 거친 창업 아이템, 적당한 규모의 자본금 그리고 좋은 팀멤버를 구성하는 일이다. 징키스칸은 이런 말을 했다. “한사람의 꿈은 꿈이지만 만인의 꿈은 현실로 이루어진다." 창업이라는 험난하고 굴곡진 과정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 아닐까. 그것도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사람말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 / 창업공학 전문가

現,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現,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객원교수 現, 중소벤처기업부 창업패키지도약사업 평가위원 現,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現, 과학기술부 엑셀러레이팅연계지원사업 멘토 現, 창업진흥원 1인창조비즈센터 전문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