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이해하는 사업계획서

[김형민의 창업공학⑥] 얼마 벌건데 vs 언제 벌건데

전문가 칼럼입력 :2018/04/12 14:51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창업 아이디어의 아이템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작성되어야 하는 산출물은 바로 사업계획서이다. 그런데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실체화 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생각을 글로 표현해야 하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사업계획서(business plan)’란 향후 전개하고자 하는 계획 사업에 대한 내용을 서면으로 정리하여 나타낸 문서이다. 즉,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나 기존 사업과는 다른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경우, 또는 사업의 다각화 및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경우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계획사업에 대한 내용을 사전에 일관성 있게 정리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분명 한국말인데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사업계획서의 정의를 찾아 읽다보면 머리로는 이해되는 것 같지만 기실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사업계획서 자체를 작성해 본 경험이 많지 않기도 하거니와 대부분의 경우 너무 틀에 박힌 고루한 형태로 사업계획서를 설명하고 있거나, 사업계획서를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려고 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사업계획서는 그 종류가 많기도 하고 전문가마다 설명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다. 사업계획서를 분류하는 기준에 정답이야 없겠지만 크게 대내용(對內用) 사업계획서와 대외용(對外用/제출용) 사업계획서로 나누어서 이해를 시작해보자. 굳이 대내와 대외로 구분한 이유는, ‘창업’이라는 목적적(目的的) 관점에서 ‘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대내용은 대외용보다 먼저 작성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림 1) 사업계획서의 종류

대내용 사업계획서는 창업을 하기에 앞서 준비과정 중에 작성하는 것으로써 해당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실제로 창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가늠자가 되어야한다. 즉, 대내용은 ‘반드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성하는 ‘도큐먼트’로써, 외부에 제출할 필요가 없기에 매우 보수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하며 창업자 본인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냉정하게 작성이 되어야한다.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하여 엄밀하게 판단하고 사업의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면, 굳이 당장 창업을 하지 않고 더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떠밀리 듯 무리해서 창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그리고, 대내용 사업계획서는 창업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사업의 로드맵으로 활용하여, 순간순간 현재의 위치와 방향을 점검하여야 하고 사업의 목적지를 향해가는 네비게이터로 사용하여야 한다. 더불어 좋은 팀빌딩을 위해서 팀멤버들과 사업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실체가 되어야 한다. 말만 가지고서는 좋은 팀빌딩을 하기가 여의치 않다.

대외용 사업계획서는 제출처나 용도에 따라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를 제안하는 사업제안서, 국가지원사업에 제안하기 위한 사업계획서, 투자를 받기 위한 용도로 작성하는 투자제안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국가지원사업에 제안하는 사업계획서는 창업지원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서와 기술개발지원(R&D지원사업)사업을 위한 사업계획서로 크게 분류할 수가 있다. 대외용으로 사업계획서(제안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이미 창업을 했거나, 상당부분 창업에 대한 준비가 이미 되어있는 상태에서 작성을 한다(예를 들어, 창업 지원을 위한 국가지원사업제안서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지원사업을 실시함)는 점에서 본 컬럼에서는 아이디어의 아이템화 과정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성을 하는 대내용 사업계획서에 대해서만 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사업계획서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를 근거로 사업을 할지 말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복잡하고 어렵게 설명할 필요가 없이 다음의 두가지만 기억하자. 그리고 이 두가지 관점에서만 고민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보자. 사업계획서란 ‘얼마 벌건데?와 언제 벌건데?에 관한 대답을 작성한 문서이다.

(그림 2) 사업계획서란?

첫째, ‘얼마 벌건데?’는 ‘무엇(what)’을 가지고 ‘어디(where)’서 ‘얼마나(how much)’와 관련해서만 생각하면 된다. ‘무엇’은 창업 아이템에 관한 내용이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검증하여 실체화 된 형태가 바로 아이템이다. 물론 아이디어 단계에서 창업을 지원해 주는 국가지원사업도 있지만 오로지 국가에서 지원 받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아이템이다.

‘어디’에 해당하는 것은 ‘시장’과 관련한 내용이다. 시장은 ‘무엇(=아이템)’을 판매할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이다. 동일한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플레이 그라운드(=시장)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예컨대 개인용 캡슐 형태의 침대를 만들어 팔면 전통적인 침대 가구 시장이 플레이 그라운드가 되지만, 개인용 캡슐 침대를 활용한 휴식 공간 제공 서비스가 아이템이 된다면 일과 여가 균형을 찾는 ‘워라밸’ 시장이 플레이 그라운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디서 사업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을 영위할 시장에 대한 이해를 했다면, 창업의 아이템과 관련한 시장의 규모, 법, 제도 심지어 고객의 관습이나 습관까지 이르는 일반 현황을 조사하여야 한다. 시장의 규모가 너무 적으면 그 시장에서 마켓쉐어(market share)로 일등 한다고 하더라도 사업 자체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시장의 일반 현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쟁자(사)를 분석할 수 밖에 없다. 나 혼자만 플레이할 수 있는 시장이 반드시 좋은 시장이 아니다. 그 자체가 블루오션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경쟁자가 있음으로 해서 시장 규모 자체를 크게 키울 수 있고 나의 아이템도 더 발전할 동력이 되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경쟁자와의 차별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것이 변별력이고 경쟁 우위이다. 마지막으로 타겟 고객을 분석하여야 한다. 타겟 고객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의미하며, 사업 초기 좋은 성공 사례로서 그 가치가 있는 고객을 말한다. 타겟 고객을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마케팅과 홍보 전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얼마나’는 아이템과 시장을 분석한 연후에야 가늠해 볼 수가 있다. 즉, 경쟁력을 가진 아이템을 타겟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적정한 가격이 산정되어야 하고 판매를 통한 매출을 예측하여야 한다. 투자가 없이 벌기만 하는 사업은 없다. 그러므로 매출을 위해서 필요한 투자(급여, 사무실 임차료 등 사업 운영 경비) 또한 산정되어야 한다. 예측 매출치에서 투자 비용을 뺀 나머지가 ‘얼마나’(=수익)가 되는 것이다. 나머지가 플러스여야 흑자 사업이고 마이너스면 적자사업이다. 매출은 말그대로 예상치이다. 미래의 일이다. 투자는 냉엄한 현실이다. 현재의 일이다. 때가 오면 꼬박꼬박 지치지도 않고 지출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얼마나’에 대한 부분은 정말 보수적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창업자 본인이 인정하고 용인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필요가 없으니 더더욱 솔직하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 아주 보수적으로 예측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매출은 보수적 예측보다 더 적은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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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언제 벌건데?’는 ‘얼마나’에 관하여 ‘시간’적인 개념을 덧댄 분석이다. ‘1년 뒤에’ 혹은 ‘2년 뒤에’ 처럼 절대적인 시간을 의미하기 보다는 창업자의 아이템이나 경영 철학에 따라 통상적으로 창업자가 감내할 수 있는 상대적인 시간을 의미한다. 그래서 반드시 시간 축을 기준으로 ‘얼마나’에 대한 분석이 수반되어야 한다. 드디어 ‘언제 벌건데?’를 기반으로 하여 사업 자체를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창업자가 감내할 수 있는 시간 내에, 흑자 사업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사업을 해 볼 만한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연후에야 1년~2년 사이의 단기적인 경영 전략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 3년~5년 사이의 중장기적인 생존 전략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저기에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교육은 이미 많다. 어디든 가서 배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 처음 작성해 보면 복잡하고 어렵지만 사업계획서에 표현해야 할 일관된 내용, ‘얼마 벌건지와 언제 벌건지’ 하나만 기억하자.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형민 비원플러스 대표 / 창업공학 전문가

現, 비원플러스 대표이사. 現, 명지대학교 인문교양학부 객원교수 現, 중소벤처기업부 창업패키지도약사업 평가위원 現,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평가위원 現, 과학기술부 엑셀러레이팅연계지원사업 멘토 現, 창업진흥원 1인창조비즈센터 전문가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