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보도자료' 삭제 압박 사과 안하는 포드코리아...왜?

“내비게이션 정책은 딜러사가 주도...우리가 관여 못 해”

카테크입력 :2019/12/08 08:40    수정: 2019/12/08 10:24

포드코리아 국내 딜러사가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 A사에 보도자료 삭제 압박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대해, 포드코리아가 정식 사과를 하지 않았다.

포드코리아는 또 딜러사의 내비게이션 정책이나 전략은 자신들이 관여를 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포드코리아 담당 B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5일 지디넷코리아 ‘포드코리아 내부 잡음 심화...익스플로러 AI 내비가 원인’ 기사 출고 이후 별도 전화 통화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해보니 선인자동차와 프리미어모터스 측은 내비게이션 업체 A사에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 삭제 압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나머지 딜러사인 더파크모터스와 이한모터스 중 한 곳에서 A사에 보도자료 삭제 압박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어떤 딜러사가 이런 행동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같은 일이 발생된 계기는 A사가 내놓은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반 내비게이션과 연관된다. A사는 이달초 AI 기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애프터마켓용으로 내놓고, 해당 내비게이션 탑재를 위한 별도 계약을 포드코리아 최대규모의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와 체결했다. 이후 이 AI 음성인식 내비게이션은 선인자동차가 판매하는 포드 6세대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 8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속에 들어가게 됐다.

6세대 포드 익스플로러 (사진=지디넷코리아)
6세대 포드 익스플로러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A사는 익스플로러 내비게이션 탑재 소식을 미디어용 보도자료에 소개하기도 했다. 앞으로 여러 IT 업체와 협력해 커넥티드형 내비게이션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다른 포드코리아 딜러사의 항의는 A사 전략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이들은 “왜 우리 딜러사에는 AI 내비게이션 제공 못 하게 하냐”며 “해당 보도자료를 반드시 삭제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A사 관계자는 이같은 딜러사 항의에 곤혹스러운 반응까지도 내놨다.

포드코리아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우리는 내비게이션 정책 자체를 딜러사에 맡기고 있다”는 이야기만 수차례 반복했다. 딜러사가 내비게이션 업체 보도자료 내용까지 관여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다시 묻자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내비게이션 정책을 스스로 주도해 진행하는 수입사가 있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주도적으로 내비게이션이나 커넥티드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MW 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에서 가진 독일 본사 임원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과 국내에 맞는 내비게이션 개발을 위한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기초적인 계획은 SK텔레콤에서 제공하는 티맵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가져와 순정 내비게이션과 연동시키는 것이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와 푸조·시트로엥·DS 공식 수입원인 한불모터스 등도 T맵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가져와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의 조치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국내 기업 KT의 기술을 가져오는 등 국내에 최적화된 내비게이션 시스템 제공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수입차 업체 스스로 커넥티드카 시대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지만, 포드코리아는 단순히 내비게이션 전략을 딜러사에 맡기고 있다. 판매 전략 강화를 위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는데, 전혀 이같은 업계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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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편의사양이나 판매 전략을 주도하고, 딜러사들이 이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포드코리아는 정반대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포드코리아가 국내에서 차량 판매를 진행해나가려면 전반적인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드코리아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 보도 이후 뒤늦게 “선인자동차에 이어 프리미어모터스에도 AI 내비게이션을 6세대 익스플로러에 채택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