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건설현장서 럭비월드컵까지...커지는 이재용 부회장 존재감

대내외 경영 위기 상황 속 적극적 대외 행보로 리더십 부각

디지털경제입력 :2019/09/23 15:17    수정: 2019/09/23 15:2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법원 판결로 2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는 처지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며 흔들림 없는 경영 행보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지난 20일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재계 측 초청을 받아 도쿄에서 열리는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도쿄 럭비월드컵 조직위원회 회장인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럭비 월드컵 개회식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일본법인 경영진으로부터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중장기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5일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명절에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럭비 월드컵 참관 후에도 일본에 머무르고 있다. 당분간 일본 현지 재계, 금융계 인사를 만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15일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삼성물산의 건설 현장을 살피고 현지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이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기술, 산업, 에너지, 건설, 스마트시티 등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올해만 이 부회장을 세차례 공식적으로 만났다.

11일엔 삼성전자의 서울 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차세대 기술전략을 논의했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로봇,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등 선행기술 전략을 검토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자"며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들어 예전보다 더 빈번하게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등과 연거푸 자리를 함께 했고, 국외 출장에서 현지 최고위 인사와 만남이 두드러졌다. 일본과 경제전쟁 초기엔 분주히 국내외를 오가면서 위기 해결의 핵심인물로 부각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사 내 역할은 경영 전략 총괄이다. 때문에 미래 비전에 입각한 투자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강화에 행보가 집중된다. 반도체비전 2030의 133조원, 4차산업혁명 기술 25조원 등 미래 투자가 그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큰 틀에서 지난 3주일 간 이 부회장의 행보도 본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위기에도 투자 유지를 강조하며, 정치권엔 현 정권의 당면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하겠다는 다짐도 전달한다.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감이 거대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 부회장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그려지고, 국가 경제에서 삼성전자, 또 이 부회장의 비중이 크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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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으로 2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에, 검찰 수사까지 겹쳐 이 부회장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복잡하다. 검찰의 경영권 승계 수사는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및 그룹 경영권 승계 문제가 연결돼 검찰의 칼 끝은 이 부회장을 겨냥한다.

당분간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대외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외 경제 여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일본과 한국 간 경제전쟁도 현재진행형이다.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위기 상황 속에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다양한 측면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