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이자 1095%…SNS '헛점' 파고든 불법 대출 횡행

미성년자 및 대학생, 주부 미끼로 약탈적 행위

금융입력 :2019/06/17 15:01    수정: 2019/06/17 15:01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법정 최고 이자를 훌쩍 상회하는 불법 대출이 횡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금융 이력이 적은 대학생과 주부를 대상으로 불법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대출글이 올라오더라도 사전 신고가 없다면 미리 불법성을 차단하기 어려워, 급전이 필요한 이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카카오스토리와 트위터에서 해시태그로 '소액급전' '소액대출' '급전'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많은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다.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은 대부업체나 불법 대출업체의 글이 대다수며, 스마트폰을 개통해 스마트폰을 담보로 하는 비정상적인 대출 글이다.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에서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되는 불법 대출 글.(사진=지디넷코리아)

한 글은 돈을 사용하는데 '수고비' 명목 조로 엄청난 이자를 받아낸다. 5일 이내 15%, 7일 이내 20%, 10일 이내 30%라고 안내했다. 연 이자로 환산해보면 1095%로 법정 최고 이자 연 24%보다 무려 46배 가량 높은 수치다.

그러나 금융이력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적은 청소년·대학생·주부들은 이 업체가 불법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통합부채센터' 등 그럴싸한 이름을 붙인 곳도 있어 속아넘어가기 일쑤다.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에서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되는 불법 대출 글.(사진=지디넷코리아)

더 나아가 중·고등학교의 일탈한 청소년들이 대출을 받아오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우려도 크다. 인천시 고등학생 A군⑱은 "용돈이 부족한 경우 SNS를 통해 돈을 빌리는 사례를 봤다"면서 "요즘에 더 문제는 일탈한 청소년들이 이런 통로를 알아와서 돈을 빌리고 힘이 없는 청소년에게 돈을 갚으라고 한다거나, 약점을 빌미로 돈을 빌리라고 강요하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카카오스토리는 소액대출과 불법 고리대금업과 관련해 연초 해시태그를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시 문제가 됐던 '돈빌려드립니다'라는 해시태그는 현재 검색이 안되지만 소액급전, 소액대출은 검색이 되고 있다. 트위터는 반대로 돈빌려드립니다는 해시태그는 검색이 되고 소액급전은 검색이 안된다.

카카오스토리 관계자는 "카카오 운영정책과 청소년보호정책에 따라 유해성이 있다고 판단한 글과 해시태그를 삭제했고 올 초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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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칙어와 은어·줄임말로 수많은 불법 대출글이 올라오고 있고, 대출글과 무관한 애니메이션 사진을 올려 사전 감지도 어려운 상태다. 사전적으로 피해를 예방하기보다는 사후 대책만이 가능한 것이다. 카카오 운영정책에 따르면 '불법 사행성과 도박글은 올릴 수 없다'고 명시됐지만, 대출이나 불법적 대부와 관련한 규정은 없다.

또 카카오스토리 관계자는 "사전적으로 게시물 신고가 여러 번 들어오면 유해 콘텐츠임을 확인하고 삭제, 해시태그를 막는다"며 "해시태그 삭제는 사후적 대응이라고 볼 수는 있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