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사, 구글·애플 갑질에 '원스토어'에 눈길

수수료도 낮고 ‘이중심의’ 없어 선호 기업 늘어나

디지털경제입력 :2019/03/08 11:35    수정: 2019/03/09 22:29

국산 앱스토어 ‘원스토어’가 소규모 게임사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소규모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를 덜 수 있는 여지가 있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7월부터 경쟁 플랫폼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공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스토어가 30%의 수수료를 책정한 것에 반해 원스토어는 수수료를 20%로 낮춰 게임사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소규모 게임사들이 원스토어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가 수수료 인하 때문만은 아니다.

■ 현실적 등급분류 기준과 의사소통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중 하나인 원스토어는 자사에서 서비스 하는 게임에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등급을 직접 부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소규모 개발사 관계자들은 원스토어의 심의 정책은 타 플랫폼에 비해 좀 더 현실적이며 의사소통 역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수집형 RPG를 개발 중인 한 개발사 관계자는 “원스토어 심의 결과물에 대해 개발사가 이견을 갖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4일 모바일게임 라스트오리진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지된 이후 개발사인 스마트조이가 원스토어에 라스트오리진을 서비스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원스토어에 대한 소규모 개발사의 인식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다.

스마트조이 관계자는 원스토어에서 서비스 하는 버전은 무수정 버전으로 ‘완전판 라스트오리진’이 될 것이라 말하고 해당 버전이 원스토어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이야기했다.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지가 된 게임을 원스토어에서는 수정 없이 서비스 할 수 있다는 것은 원스토어의 심의 기준이 현실적이며, 일러스트를 내세운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이 더욱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규모 개발사 중에는 15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러스트를 앞세운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많다. 원스토어의 현실적 심의 기준은 이런 게임사들이 충분히 주목할 요소다.

■ 원스토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에 대한 자체 심의 없다"

라스트오리진 서비스 중지로 불거진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에 대한 ‘이중심의’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성인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사가 원스토어를 주목하는 이유다.

라스트오리진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으나,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자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게임 서비스를 중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소규모 개발사, 인디 개발자 중에는 성인 시장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플랫폼 심의 모두를 신경 쓰게 된다. 사실상 ‘이중심의’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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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토어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분류한 게임을 자체적으로 다시 심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기준을 충족해서 게임을 개발하면 플랫폼 사업자의 기준에 따라 서비스가 중지될 여지가 없다는 이야기다.

한 개발사 관계자는 “소규모 개발사, 특히 성인지향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은 수수료 인하 발표 당시보다 이번 사안에 더 주목하고 있다”라며 “적은 인원으로 게임을 만드는 조직은 개발 이외의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심의와 소통 같은 개발 외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를 덜어줄 수 있다는 점이 원스토어의 장점으로 재조명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