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쭈처 CEO "상해시도 투자...상해 기반 '유니콘 1호' 우리가 유력"

중국 60개 도시서 P2P 기반 차량 렌털...설립 4년만에 왕좌에

컴퓨팅입력 :2019/02/14 06:00    수정: 2019/02/16 18:08

"에이티쭈처(atzuche)는 상해시가 배출한 '유니콘 기업 1호'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기업입니다."

중국 상해에 본사가 있는 차량 공유 기업 에이티쭈처의 최고경영자(CEO) 천 웨이위(Weiyu Chen)는 최근 기자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2013년 7월 설립된 에이티쭈처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기업은 '띠디(Didi)'다. 하지만 렌털을 기반으로 한 중국 시장에서는 아니다. 에이티쭈처가 왕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BM)이 다르다. '띠디'는 일종의 콜택시로 에이티쭈처처럼 렌털은 하지 않는다.

운행거리 면에서도 둘은 차이가 있다. '띠디'는 운행거리가 대부분 30분~2시간이다. 반면 에이티쭈처는 2시간 이상인 경우가 많다. 에이티쭈처 차량이 여행용으로 인기가 많은 이유다.

에이티쭈처 CEO 겸 공동창업자인 천 웨이위. 설립 4년만에 중국 렌털 기반 차량 공유시장을 장악했다.

여기에 에이티쭈처는 수요자(소비자)와 차량 소유자를 직접 연결하는 P2P 기반이다. 에이티쭈처가 공유 경제 모델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에이티쭈처는 중국 60개 도시에서 P2P 기반 렌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장기 렌털은 상해 등 10개 도시에서만 실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렌털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모빌리티 전 분야를 커버하고 있다.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같은 럭서리차도 렌털해준다. 설립 4년여만에 시가 6억 달러 기업으로 성장, 상해시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 미팅차 한국을 찾은 천 CEO는 "원래 자동차를 좋아했다"면서 "에이티쭈처가 두번째 창업"이라고 밝혔다.

에이티쭈처라는 회사 이름도 차량 공유를 뜻한다. 중국말로 에이티는 공유경제를, 쭈처는 모빌리티를 말한다.

천 CEO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경쟁 기업이 50곳이 넘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리가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30대 후반인 그는 상해시가 배출한 유명 여성 CEO 중 한명이다. 알리바바 창설자인 마윈(영어명 잭마)이 설립한 창업 사관학교인 '후판대학'을 나왔다. 상해시 고위층과 수시로 개인톡을 주고 받을 만큼 상해시가 주목하는 경영인이다.

천 CEO는 상해 소재 교통대(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HSBC은행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이벤트 에이전시를 창업해 5~6년 운영하다 현재의 에이티쭈처를 설립했다.

상해에 있는 에이티쭈처 건물.

에이티쭈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상해시는 이 회사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했다. 천 CEO는 "세계 유니콘 기업의 26%가 중국에 몰려 있지만 아직 상해를 기반으로 한 유니콘 기업은 하나도 없다"면서 "올해 안에 상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티쭈처 '힘'은 등록 사용자에서 나온다. 약 350만명의 등록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등록한 렌털 차량도 약 30만대다. 이들 차량의 모델 수는 1만종이 넘는다. 에이티쭈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 다운로드도 30만 건 정도 된다.

에이티쭈처가 보유한 렌털 차량은 A, B, C 3등급으로 나뉜다. 천 CEO는 "가장 좋은 A레벨에는 스포츠카로 유명한 페라리와 포르쉐 등이 있다"면서 "A레벨 차량은 하루 사용료가 35만원~60만 원 정도고,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차량은 B와 C 그룹 차량이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차량 100대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달에 5천~6천대 차량이 웨이팅 리스트에 올라갈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등록 차량의 68%는 출고한 지 3년 미만의 차"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커머스나 공유 자전거 및 차량이 넘버1이나 넘버2만이 살아남는다고 진단한 그는 "지난 4년여간 50개 이상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올라섰다. 그동안 자금 유치(파이낸싱)도 일곱 번이나 받았다"고 말했다.

에이티쭈처는 차량 대차 서비스로 명성을 확고히 다졌다. 자동차 사고시 사고 차량과 같은 차량을 빌려주며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천 CEO는 "보험회사는 우리처럼 다양한 차를 구비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서비스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독특한 운전면허 시스템도 에이티쭈처 성장에 한몫을 했다. 인구가 많은 중국은 각 도시마다 번호판 소유를 제한한다. 차량수를 제한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차를 갖고 싶어도 차량 번호판이 없어 차를 갖지 못하는 사람이 꽤 된다.

에이티쭈처는 이 점을 비즈니스에 활용했다. 즉, 번호판 제한 정책이 시행되기전, 여러 번호판을 갖고 있는 사람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여 이들의 번호판을 확보, 차량 렌털에 사용, 현재의 1등 차량 공유기업을 이뤘다.

에이티쭈처 수요는 여행용이 많다.

2018년 기준 중국의 운전면허 소지자는 3억8000만명이다. 하지만 자동차 보유는 1억8000명 정도에 불과하다.

약 2억 명 정도가 운전면허를 갖고 있지만 번호판이 없어 운전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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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도 에이티쭈처 성장에 도움이 됐다. 천 CEO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홍색 문건(레드 라인)'이라는 규제 완화책을 발표, 지방정부에서 공유경제가 꽃 피울 수 있게 했다. 그는 "한국도 공유경제가 발전하려면 중앙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공유협회 자료를 인용해 "친환경 면에서 공유차량 1대가 일반 차량 13대의 효과가 있다. 공유 차량은 1대당 이산화탄소 75그램의 효과가 있다"고 밝힌 그는 "자율자동차 시대가 오면 자동차는 '카스(Caas;서비스로서의 자동차)'로서 생활형 플랫폼으로 진화,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