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시간 늘리는 '풀러스'…"AI 시대 준비"

출퇴근시간 선택제 도입, AI 스피커 연동

인터넷입력 :2017/06/22 15:56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 ‘카풀’ 서비스를 제공해 1년 간 200만 누적 이용자를 기록한 풀러스가 서비스 이용 시간을 확대한다.

또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 음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배차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연동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풀러스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와 협력해 차량 기본 기능으로 풀러스를 탑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다양한 통근 패턴 반영한 ‘출퇴근시간 선택제’ 도입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대표 김태호)는 22일 서비스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풀러스가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를 소개한 뒤, 향후 계획과 비전을 공개했다.

먼저 풀러스는 다음 주부터 다양한 통근 패턴을 반영한 ‘출퇴근시간 선택제’가 도입된다.

이는 운전자 회원이 스스로 본인의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는 서비스다. 유연근무제, 주말 근무 등 출퇴근 패턴이 기존 회원들과 다른 드라이버들을 위한 조치다. 회사 입장에서도 아침 저녁(오전 5~11시, 오후 5~익일 오전 2시)으로만 제한된 서비스 시간을 넓힐 수 있는 복안이다.

단, 풀러스는 택시 등 기존 대중교통의 사업 영역을 최대한 침범하지 않기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주 5일제 근무 환경을 반영해 운전자가 일주일 중 총 5일까지만 본인의 출퇴근 요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용 가능시간 범위를 출근 4시간, 퇴근 4시간으로 제한했다.

출퇴근시간 선택제가 도입되고 확대되면 사실상 풀러스 승객 이용시간은 평일-주말 구분 없이, 또 하루 24시간으로 늘어난다. 승객 입장에서는 출퇴근 시간뿐 아니라, 주말이나 한낮에도 풀러스의 카풀 서비스를 일반 택시 요금 대비 30% 정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가 법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어도 풀러스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면 기존 택시 업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지금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기 힘든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만 풀러스가 기존 대중 교통의 보완제 역할을 했지만, 서비스 시간의 구분이 옅어지면 대체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김태호 풀러스 대표.

이 같은 우려에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풀러스는 기존 교통 시장과 대립이 아닌, 빈틈을 노리는 것”이라면서 “기존 교통 수단 툴과 시너지 낼 수 있는 동반 혁신 모델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최고플랫폼책임자인 김주영 이사는 “출퇴근시간 선택제가 도입된다고 해서 기존 교통 시장을 넘보는 것이 아니다. 굉장히 많은 제한 요건이 붙는다”며 “출퇴근 시간 변경을 한 달에 한 번으로 제한하는 등 여러 안전장치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출퇴근시간 선택제 옵션 지정을 하지 않은 운전자는 기존대로 풀러스 이용 시간대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AI 스피커 연동, 자율주행차 시대 준비

‘우주를 대표하는 온디맨드 모빌리티 솔루션 회사가 된다’가 비전인 풀러스는 사람, 물건, 서비스 등 이동이 필요한 모든 것에 그 즉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현재는 차량을 가진 운전자와, 이동이 필요한 승객을 연결하는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동 대상을 물건이나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풀러스는 AI 스피커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AI 스피커에 “강남까지 가는 풀러스 호출해줘”란 명령을 내리면 풀러스가 실행돼 운전자와 매칭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또 매칭이 이뤄졌을 때 사용자는 “그랜저 OOOO 번호 차량이 3분 뒤 지정한 출발지에 도착할 예정입니다”와 같은 안내를 받게 된다.

회사는 네이버 또는 카카오 중 한 곳과 제휴를 맺은 뒤, 이를 바탕으로 제휴사를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제휴 논의 중인 곳은 SK텔레콤 ‘누구’, KT ‘기가 지니’와 같은 통신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주영 이사는 “SK가 풀러스에 지분 20% 투자를 했지만 SK텔레콤 AI 스피커 ‘누구’와 제휴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AI 스피커 출시를 앞둔 네이버, 카카오 중 한 곳과 서비스 연동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풀러스는 자율주행차 시대도 준비한다. 지금은 앱 형태로 스마트폰에서 구동되지만,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차량 자체에 풀러스 기능이 기본 탑재될 수 있도록 전장 업체와 논의 중이란 입장이다.

현재는 상호 스터디 단계라 실제 적용되는 시점은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사용자들이 보다 쉽고 자연스럽게 풀러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 사회적, 사업적 가치 뛰어난 풀러스…“옛법 개정돼야”

서비스 1주년을 맞은 풀러스는 다양한 사회적, 사업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 지난 1년 간 풀러스 이용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80만kg가 감소된 셈인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3배 산림, 소나무 100만 그루가 있어야만 가능한 수치다.

또 풀러스 누적 카풀 시간은 42년으로, 누적 주행거리는 1천100만km에 달한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 17번을 오가는 거리와 같다.

판교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풀러스는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 대전 등 전국에 서비스 되고 있다.

승객은 남성이 55%, 여성이 45%며, 20대 승객이 51%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31%), 40대 이상(11%)이 뒤를 잇는다.

운전자의 경우 남성이 89%로 여성(11%)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풀러스 운전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차종은 900여 종으로, 국내 브랜드가 70%, 외산 브랜드가 30% 정도다.

평균 매칭 속도는 57초며, 매칭 성공률은 8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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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대표는 “기존 교통 시장에서는 시간대에 따라 과공급과 과수요의 불균형 현상, 그리고 상호평가가 불가능한 구조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풀러스는 교통난 해소와 환경보호, 교통약자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사업적 가치를 모두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원칙은 확고하다”면서도 “1961년 제정되고 1997년 전면개정된 여객운수사업법을 ‘통합운수사업법’과 같은 형태로 바꿔 정부가 주도적으로 공유경제 모델에 대한 사회적 합의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