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잡스...아이폰용 통신망 구축 계획

일반입력 :2011/11/17 07:00    수정: 2011/11/17 09:44

이재구 기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 생태계 안에 비허가(UMA) 주파수를 이용한 통신서비스망을 구축하려 했었다.”

스티브 잡스 애플창업자가 AT&T 등 이동통신업체의 도움없이 자신의 이름을 딴 이통사를 이용해 아이폰서비스를 하려고 했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씨넷,컴퓨터월드,맥트라스트는 15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딴 스티브 잡스앤코(Steve Jobs & Co.)를 설립했었더라면 이통사의 도움없이 아이폰을 출시했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허가 무선 접속(Unlicensed Mobile Access, UMA)기술은 전파를 이용한 무선 시스템 가운데 공장, 건물내부 등 한정된 좁은 범위에서 서비스하기 위해 허가받지 않고도 지정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다.

잡스 애플생태계에 자체 통신망 구축 기도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아이폰을 내놓기 전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약 2년간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이통사에 접촉하지 않으면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할지를 궁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존 스탠튼 벤처캐피털 트릴로지파트너스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열린 국제법률세미나(Law Seminars International)에서 잡스가 이통사를 대체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스탠튼 회장은 “그와 나는 많은 시간을 와이파이주파수를 사용해 이통사를 만들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느라 많은 시간을 썼다. 그것이 잡스의 비전이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결국은 AT&T와 미국 내에서의 배타적 아이폰 이통서비스 계약 및 전세계 다른 이통사와의 계약체결을 통해 아이폰을 공급했고 심지어는 사용자에게 영상음성메일같은 기능까지 제공했다.

스탠튼에 따르면 잡스는 이러한 주파수를 통신망에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를 지난 2007년 어느 시점엔가 포기했다.

이후 애플은 스프린트, 버라이즌, C스파이어와이어리스 등 미국내 다른 이통사와의 서비스계약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UMA이용한 자체통신망 구축시도, 유용한 결실

보도는 잡스가 한 때 이통사가 가지고 있던 주파수 대역을 확보해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려 했던 시도는 지나고 보니 전혀 무의미 하지 않은 선견지명있는 것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즉, 잡스의 원래 구상과 고민이 없었다면 앱스토어를 포함하는 애플의 아이폰비즈니스는 이통사가 통제하는 영역으로 넘어갔었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과금처리를 할 수 있는 SW의 기능을 바탕으로 이 비즈니스를 앱스토어에서 처리할 수있게 되면서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애플은 올들어서는 iOS5사용자들간에 이통사의 유료메시지대신 무료메시지를 전달하게 해주는 아이메시지 기능까지 제공하기 시작했다.

컴퓨터월드는 애플이나 구글같은 회사들은 SW 및 서비스를 팔아 엄청난 현금유동성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데 이들이 이를 챙기지 않았더라면 이 매출은 모두 이통사에게로 갔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씨넷은 이통사에 의해 어떤 양보가 이뤄졌을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잡스는 그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뭔가를 만들어 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애플은 3G통신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2를 이용할 때 페이스북채팅기능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또 유튜브비디오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무선통신을 통해 다운로드되는 애플리케이션 사이즈 축소기능등을 확보하게 됐다.

이통사업자들 우려할 만한 상황을 간과해 버렸다

스탠튼 트릴로지 회장은 “당시에 내가 이동통신사업자였었다면 당시 발생한 엄청난 힘의 이동에 대해 보다 큰 우려를 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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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장 루이갓 애플프랑스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1980년대에 애플제품사업부 책임자는 “애플이 늘어나는 현금을 가지고 애플의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부분적으로 장애가 되는 이통사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곧바로 이통사를 사들여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스탠튼 트릴로지 회장은 이통사들에게 “기존 통신서비스에 너무지나친 투자를 해기보다는 새로운 휴대폰과 서비스를 가지고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