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폰 무덤 한국' 웰컴 아이폰!

일반입력 :2009/07/02 10:35    수정: 2009/07/02 17:43

이설영 기자

아이폰, 외산폰의 무덤인 한국에서도 통할까.

국내에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시장의 반응이 어떨까에 대한 각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폰은 지난 2007년 처음으로 공개됐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와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 아이폰 도입 요구가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 등 이통사들이 올 하반기 내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화증권은 최근 아이폰이 실제 국내에 도입될 경우, 하반기 휴대폰 시장은 전반적인 경쟁완화 속에서 국지적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KT가 먼저 아이폰을 도입할 경우, 독점공급 기간 동안 최대한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가입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고기능성 단말기로 맞대응하면서 일시적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KT에 이어 SK텔레콤도 아이폰을 공급할 경우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기존 가입자 중심으로 가입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장은 점차 안정기조로 바뀔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만약 KT만 단독으로 아이폰을 공급하게 될 경우에는 경쟁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KT가 아이폰을 통해 가입자 유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경쟁사들도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맞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이폰 국내 성공여부, 의견 분분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될 경우 그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요금제가 일순위에 꼽힌다.

이통사들이 아이폰 판매에 공격적으로 임할 경우 구매가격 및 요금제를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적정수준으로 구성, 실제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구매가격은 10만원대에, 월정액 요금제로 5만원대 이내를 책정한다면 시장 파괴력을 획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본시장에서 아이폰 보급이 실패한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일본은 지난해 소트프뱅크가 독점으로 아이폰3G를 출시했다.

일본에서 아이폰이 실패한 이유는 ▲내수 제조사 영향력이 크고 ▲스마트폰 수준의 고기능폰들이 활성화돼 있으며 ▲아이폰이 일본 사용자가 즐겨 사용하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국산 휴대폰 플랫폼인 위피(WIPI)가 폐지되면서 올해 초부터 외산 휴대폰들이 다수 공급되고 있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은 특히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다양한 고기능폰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막대한 비용을 마케팅에 쏟고 있다. 외산폰이 이런 국내 시장의 틈바구니에서 괄목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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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휴대폰의 주요 기능으로 일반화된 지상파DMB 등의 기능도 아이폰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마니아층 이외 전체 시장에는 예상만큼 영향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들도 자신의 수익구조를 무너뜨리면서까지 아이폰을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해 여전히 고민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실제 출시할 때 이를 감수하고 획기적인 가격대와 요금제로 내놓지 않는 이상, 아무리 아이폰이라 해도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