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인맥구축'은 못 도와줘?

일반입력 :2009/01/30 10:08    수정: 2009/01/30 14:51

김태정 기자

'검색황제' 구글의 힘이 커뮤니티 서비스에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엇박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 구글은 커뮤니티 사업에서 잇따라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티는 세컨드라이프나 싸이월드와 같은 인맥구축 서비스로 소셜네트워크(SNS)의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웹2.0과 열린 소통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구글이 커뮤니티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화제거리다. 구글에게는 민망한 일이지만 구경꾼 입장에선 흥미로운 이슈다.

■ 구글판 커뮤니티 잇단 폐쇄

우선, 구글이 2007년 7월 오픈한 '라이블리(Lively)'의 몰락이 눈에 띈다. 라이블리는 3D 가상세계에서 캐릭터를 통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이 주 내용으로 세컨드라이프를 직접 겨냥했다.

하지만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라이블리는 오픈한지 1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조용히 문을 닫았다. 방문자 수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었기 때문.

당시 구글 관계자는 라이블리의 실패에 대해 ‘실험적’이라는 의미를 두고 싶다며 당분간 검색광고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씁쓸한 입장을 밝혔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구글은 또 하나의 커뮤니티 서비스 '닷지볼'을 조만간 중단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역시 인기몰이를 못한 탓이다. 구글은 2005년 닷지볼 인수에 3,000만달러나 쏟아 부으며 커뮤니티 공략 의지를 불태웠지만 목표에는 못미쳤다.

■ 엔터테인먼트 능력 부재?

구글이 커뮤니티 서비스에서 예상밖의(?) 고전을 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우선, 구글의 서비스 특징인 '간결함'이 커뮤니티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라이블리의 실패에서 잘 나타난다.

라이블리는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3D를 표방했지만 그래픽 수준은 기대 이하였고, 게임성도 부족했다. 싸이월드 '도토리'나 세컨드라이프 '린든'과 같은 전용 화폐조차 없었다. 구글은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화폐와 장터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구글은 '검색황제'라는 명성은 높지만 엔터테인먼트적인 능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마케팅에서도 문제를 드러냈다. 라이블리와 닷지볼의 잇따른 중단 소식에 한국은 물론 미국 누리꾼들도 그런 사이트가 있었느냐는 반응들을 줄지어 내놨다. 세컨드라이프와 페이스북 등 강자들을 상대할 마케팅 전략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도 구글은 애써 담담한 표정이다. 서비스 한 두개의 실패를 놓고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상무는 커뮤니티 부진이 구글 SNS 전체의 타격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커뮤니티 서비스 전문 기업과 구글은 가는 길이 다르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구글은 커뮤니티를 비롯한 개별 SNS 제품 대신, 그 기반이 될 플랫폼에 집중할 계획이다. 2007년 출시한 오픈소셜 플랫폼이 대표적이며,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마이스페이스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정김경숙 상무는 구글이 추구하는 것은 SNS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개발에 있다며 사이트 하나로 승부하는 것보다 그 연결고리가 되겠다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고 전했다.